[미디어펜=김지호 기자]펀드평가사 KG제로인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자산운용사에 대한 정성평가를 실시한 결과, 주식운용부문에서 한국투신운용과 템플턴투신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게 최고등급(AA+)에서 한 단계씩 하락한 AA등급을 부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 운용사는 공통적으로 주요 인력이 유출됐고 이로 인한 조직의 변화가 운용성과에 어떠한 영향으로 이어질지 하반기에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평했다.
정성평가는 반기마다 실시하며 펀드운용 전과정에 필요한 유무형의 요소들이 운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운용사 탐방, 관련자료 분석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등급은 AAA, AA+, AA, A+, A, B+, B, C 등급으로 분류된다. 운용사의 철학에 운용 실제 프로세스가 정합하며 실제로 실행되는지와 리스크관리, 인력의 안정성, 재무적인 안정성과 이직률, 조직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은 안정된 조직 운용과 대형사에 맞는 체계적인 시스템 및 인력관리로 정성평가 발표 이후 계속 AA+등급을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 통합 최고운용책임자(CIO)가 다른 계열사로 이직하며 조직 구조에 변화가 생겼고 2015년 하반기경 주식운용본부장의 퇴임으로 주요 인력의 이동이 있었다. 이 같은 조직 개편이 대형사로서의 안정감을 약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로 KG제로인은 이번 평가에서 한 단계 낮은 AA등급을 부여했다.
템플턴투신운용은 최근 리스크 담당 상무가 퇴사한 후 적절한 인력 충원이 되지 않아 한 등급 낮은 등급을 받았다. 템플턴투신운용은 그동안 리스크관리가 포함된 프로세스 평가항목에서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는 운용사 중 하나였다. 본사의 리스크 철학을 도입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이루어졌고 본사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시스템도 강점으로 뽑혔다. 경험이 풍부한 리스크관리 인력 역시 장점으로 뽑혔으나 최근 인력 유출로 인해 조직 재정비를 지켜 봐야 할 것이라고 KG제로인은 밝혔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핵심 운용역의 장기 근속이 강점이었으나 CIO가 이탈하며 그 장점이 희석되어 AA등급을 받았다. 경력직보다 신규인력 양성에 초점을 두는 도제식 교육 시스템과 일관된 투자철학을 공유하는 면이 그 동안의 정성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KG제로인은 최근 연이은 인력 유출로 경력직원을 충원해 기존의 시스템 가동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평가에서도 AA+ 등급을 유지한 운용사는 신영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밸류자산운용, KB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5개 운용사다. 이들 운용사가 좋은 평가를 유지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펀드닥터(www.FundDoctor.co.kr)에서 공개하고 있다.
KG제로인은 주식운용부문에서 교보악사자산운용과 하이자산운용에도 지난 평가보다 한 단계씩 낮은 A등급을 부여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지난해에 이어 올 초 주식운용 팀장이 퇴사했고 상반기중에 대표이사를 비롯해 조직에 큰 변동이 있었던 점을 고려해 한 단계 낮은 A등급으로 평가했다. 하이자산운용에게는 최근 1년간 운용역 3명, 리서치 인력 4명이 퇴사하는 대대적 인력 변동이 있어서 인력 안정성에서 지난 평가보다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채권운용부문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이 지난 평가와 마찬가지로 최우수등급인 AAA를 받았다. 지난 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던 현대자산운용과 BNK자산운용은 이번에 B+등급으로 한 단계씩 상승했다. 현대자산운용이 최근 1년간 인력 변동이 없었으며 6월 KB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되어 매각 관련 이슈가 사라진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BNK자산운용은 5월에 공석이었던 채권운용본부장 자리가 채워졌고 양호한 성과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채권형 수탁고도 증가하고 있는점이 등급 상향으로 이어졌다.
KG제로인 컨설팅본부에서 운용사 정성평가를 담당하는 김혜숙 차장은 “이번 상반기 정성평가 결과 주식운용부문에서 등급이 상향된 운용사는 한 곳도 없었다. 상반기 일반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3.02%)이 코스피지수 성과(0.46%)보다도 하회할 정도로 국내 주식형 펀드는 저조한 성과를 내며 좋지 않은 환경이 지속됐다. 이 같은 시장상황이 운용사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보다는 현상태 유지에 집중하게 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