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새누리당의 8.9전당대회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홍문종 의원이 불출마하기로 선언하면서 당대표 후보는 컷오프없이 6자구도로 확정됐다.
일명 비박계 후보들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김용태, 이정현, 이주영, 정병국, 주호영, 한선교 의원이 당대표 후보로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27일 오전 김 전 지사는 새누리당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대한민국 발전과 새누리당 성공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당대표 출마 소식이 지난 24일 일부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려졌으니 사흘만에 일단락된 것이다.
하지만 김 전 지사의 돌발적인 ‘등판설’은 친박, 비박은 물론 청와대까지 배후로 오르내리며 사흘간 당 내부를 흔들었다. 친박계의 강력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용인했다거나 김무성 전 대표와의 ‘문무 합작’이라는 추론이 나왔다.
오랜 새누리당의 잠룡이 급작스럽게 당권 도전으로 선회하자 전대의 변수로 등장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김 전 지사가 전당대회의 변수가 된 이유 그 자체가 결국 그의 발목을 잡았다.
당초 문 전 지사의 당대표 만들기는 김무성 전 대표의 작품이라는 말이 나왔다. 비박 진영의 ‘대주주’로 여겨지는 김 전 대표가 앞서 “비박계 주자 중 당선 가능한 후보를 밀겠다”고 공언한 것과 연관 짓는 추론이었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25일 오전 의원실 명의로 김 전 지사의 전대 출마를 자신이 권유했다는 언론보도를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어 비박계 당권 주자들은 청와대까지 끌어들이며 공세에 나섰다. 최경환·서청원 의원이 모두 불출마를 선언한 뒤 친박계가 김 전 지사를 옹립하려고 했고, 결국 청와대가 이를 용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런 와중에 홍문종 의원이 당대표 도전에 장고를 거듭하면서 의혹을 보탰다.
하지만 청와대 측에서도 26일 오후 김재원 정무수석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부인했다. 김 수석은 “김 전 지사가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어오길래 사견으로 ‘모양이 좋지 않다’며 약간 부정적인 생각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나 김 수석 모두 자신이 거론된 언론보도에 대한 해명을 하는 형식으로 의견을 밝혔지만 김 전 지사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청와대와 비박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는 상황에서 김 전 지사와 20년 이상 인연을 맺어온 측근인 김용태 의원을 비롯해 거의 모든 당권주자들이 “출마 이유를 모르겠으니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전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한 날 홍문종 의원도 “선당후사의 충심으로 백의종군하겠다”며 당대표 불출마를 발표했다. 홍 의원의 경우에도 친박계의 지지를 타진했다가 반응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김 전 지사 대항마로 출마를 결심했다가 함께 불출마했다는 관측도 있다.
이번 김 전 지사의 돌발 등판이 겸연쩍게 무산된 것은 당내 친박·비박 간 계파갈등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력했던 친박계 당대표 후보들이 차례로 불출마를 선언하는 동안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고, 이런 와중에 김 전 지사의 등판설이 나오자 그가 어느 계파를 대변할지로 눈길이 쏠렸다. 결국 꼬리를 물고 터져나온 여러 ‘배후설’은 당내 불신을 재확인시켰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