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사드를 놓고 국론이 분열되고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국뽕(국가+히로뽕)영화'라고 비하하는 등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에서 국가가 사라지고 있다. 북핵으로부터 국가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배치를 결정한 사드에 어줍잖은 정치인들이 무임승차하고 있다. 내정 간섭 수준의 중국의 협한 발언에는 입을 닫고 내분만 부채질 하고 있다.
지역민들의 반대에 곁불 쬐듯 하더니 이젠 대놓고 지역민들을 부추기고 있다. 1일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당직자 30여명이 성주를 찾았다. 박지원 위원장은 주민들과 간담회에서 "참외밭을 갈아 엎은 심정을 이해한다"며 "누구라도 자기 앞마당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곧 사드배치 반대에 동참하리라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그야말로 희망고문이다. 당론으로 사드배치 반대를 내건 국민의당이 전자파의 위해성 등 과학적 입증으로 입지가 줄어들자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지역민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더민주당을 끌어 들이려는 물귀신 작전이다.
박지원 위원장은 2일 "박 대통령은 당장 사드(고고도요격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철회하든지, 당신 혼자만 고난을 벗 삼지 마시고 이 문제를 국회와 풀어야 한다"며 "사드를 반대하는 성주 군민과 대한민국 국민, 그리고 국민의당을 외부세력이라 한다면 반대를 인정하지 않는 박근혜 정부가 오히려 외부정권"이라고 몰아붙였다.
|
|
|
▲ 사드 반대나 인천상륙작전을 국뽕영화라고 폄하하는 것이나 모두 국가관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인천상륙작전 스틸 컷. |
박지원 위원장의 말은 중국의 사드 반대 입장과 묘하게 닮아 있다. 사드 배치와 관련 한국 정부에는 귀를 닫고 오로지 자신들의 논리만으로 반대하고 있는 중국과 똑 닮았다. 한국정부가 사드 배치 목적은 공격용이 아닌 북핵에 대한 방어용이라고 누누이 외쳤지만 중국은 아예 귀를 막고 뭐라고 해도 듣지 않겠다는 태도다. 중국의 아전인수와 몽니가 도를 넘었다.
이웃나라의 안보 주권을 놓고 조악한 방해꾼이 된 중국의 일방독주에서 그동안 숨겨져 있던 민낯을 보는 듯하다. 남중국해를 놓고 자신들의 관점만 주장하다 국제법정에서 참패했지만 막무가내다. 중국 언론은 마치 이성을 잃은 듯 사드와 관련 한국정부에 매도하고 있다. 외교상 결례 자체를 모른다.
1일 인민일보는 "한국 정신 차리고 현실감 가져야" "사드 배치는 호랑이 키우는 우환, 집안에 늑대 들이는 격" "중단하지 않으면 반드시 자신을 태우는 독과를 먹게 될 것" "스스로 미국의 졸개가 되는 것"이라고 협박과 모욕적 발언을 뱉어냈다.
환구시보도 같은 날 "한국은 제 나라 국민 속이고 중국과 관계 얼버무려" "중국이 위급한 상황을 틈타 등에 칼을 꽂는 비열한 행위를 한 것" "중국은 한국에 강력한 반격을 가해야" "유사시 사드 때려 부숴야" 등 거친 표현을 해댔다.
광명일보도 "한미는 낭떠러지로 가고 있다. 정신 차리고 말고삐를 돌려라"며 내정간섭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사드 배치를 놓고 마치 전쟁이라도 벌일 태세다.
국민의당은 대체 어느 나라 정당인가. 이런 중국의 막돼먹은 발언에는 입도 뻥긋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그들의 논리를 대변하는 듯 사드 배치 반대를 부르짖고 있다. 안보를 팔아 정부를 핍박하고 지역민들의 갈등을 부채질 하는 이들의 태도는 막가는 중국 이상으로 섬찟하다.
인천상륙작전이 지난 27일 개봉했다. 일부에서 이 영화를 놓고 과도한 국가주의를 전차하는 의도로 만들어진 '국뽕영화'라고 폄하하고 있다. 과거 '국제시장'과 '연평해전'에서도 비슷한 소리를 해댔고 이순신 장군을 다룬 '명량',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룬 '귀향'도 국뽕영화라고 낙인 찍었다.
이들은 영화를 보지 않는다. 잘 만들었건 못 만들었건 유독 북한과 벌인 전쟁, 남북 대립이 선명한 특정 계열 영화라면 대놓고 국뽕이라고 낙인을 찍는다. 기울어져도 한참 기울여 졌다.
88만원 세대,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 등 자기비하적인 표현이 판친다. 루저들의 리그처럼 종래 그들의 손가락이 향하는 곳은 어김없이 국가다. 국가가 무엇을 해 주기만을 바라는 기막힌 세상이다. 자신의 짐을 모두 국가에 벗어 던지고 있다. 중국이 사드를 놓고 미친 손가락질을 해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사드 논란이나 국뽕영화라고 폄하하는 것이나 모두 국가관의 부재다. '인천상륙작전'을 국뽕영화라 낙인 찍지 말고 이 참에 '나라의 의미 찾기'에서라도 한번 쯤 보길 바란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