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장애인들의 명의를 빌려 아파트 특별공급 분양을 받고 전매한 브로커와 장애인단체 간부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허선아 부장판사는 주택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장애인 특별분양 브로커 김모(60)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4800만원을 추징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장애인 교육단체 간부 A(67)씨와 장애인단체 간부 B(59·여)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660만원과 700만원을 추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아파트를 분양받을 의사나 능력이 없는 장애인들로부터 특별분양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매수해 장애인들 명의로 아파트를 분양받아 전매해 차익을 취하자고 공모했다.

A, B씨는 지난해 6월 한 장애인에게 "아파트 분양 신청을 하는데 명의를 빌려주면 대가를 주고, 당첨되면 전매 수익의 일부를 주겠다"며 주민등록등본, 인감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장애인 증명서 등 분양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받았다.

이들은 서류를 김씨에게 전달했고, 김씨는 부산의 한 아파트에 특별공급 분양 신청을 해서 당첨되자 다른 사람에게 전매했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부산 신규 분양 아파트 6곳에 장애인 특별공급 분양 신청을 하고 당첨되면 다른 사람에게 권리를 양도해 전매했다. 

허 부장판사는 "공동주택의 공평하고 효율적인 공급을 저해하고 시장질서를 교란한 행위로 죄질이 상당히 나쁘다"며 "브로커 김씨는 같은범행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후 단기간 내에 다시 같은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횟수도 많아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 B씨는 장애인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함이 범행 이유이고 범행 횟수도 적은 데다 가담 정도도 무겁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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