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서충일 고문이 12일 대표이사 사장으로 공식 취임하면서 강덕수 STX그룹 전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뗐다.

지난해 팬오션(STX팬오션), STX조선해양, STX중공업의 대표이사에서 차례로 물러난 강 전 회장은 STX 대표마저 내려놨다.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은 이날 경영 무대에서 퇴장했다.
 
STX는 이날 서울 STX남산타워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한 신임 대표 취임식 겸 경영설명회를 열고 서 대표이사를 새 최고경영자(CEO)를 맞았다.
 
강 회장이 STX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그의 직함은 STX엔진 이사회 의장, STX장학재단 이사장 등 2가지만 남았다.
 
그동안 강 회장은 평사원 출신 CEO라는 점에서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러왔다. 그는 1973년 쌍용양회에 평사원으로 입사한지 30년만인 2003STX그룹 회장으로 올라섰다.
 
그룹 출범 이후 10년간은 매출은 100, 임직원은 75배 성장했다. 과감한 인수합병(M&A)을 잇따라 성공시킨 덕분이다. 순식간에 STX그룹은 재계 13위 대기업으로 뛰어 올랐다.
 
하지만 2008년 위기가 찾아왔다. STX그룹은 리먼브러더스 사태에 직격탄을 맞고 구조적인 돈 가뭄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공격적인 경영이 오히려 부메랑처럼 위기로 찾아왔다.
 
팬오션, STX조선해양 등 STX의 실적에 버팀목이 됐던 계열사들이 하나둘 스러지더니 유동성 위기가 그룹 전체로 확산됐다.
 
그 결과 STX그룹은 지난해 팬오션, STX조선해양, STX건설, STX중공업, STX엔진 등이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에 돌입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그룹이 공중분해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던 STX 대표이사직도 채권단이 STX와 자율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현 경영진에 대한 퇴진 요구로 자리를 보전할 수 없게 됐다.
 
강 회장은 당분간 STX장학재단 등이 있는 서울 강남 도곡동 STX 사옥으로 출근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사 경영과는 무관한 업무만 관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이 떠난 STX는 전문무역상사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