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가 간섭하고 나선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6명이 방중에 나서자 청와대가 ‘재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힌 것에 대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비판 발언이다.
 
박 원내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더민주 6명 의원들이 중국을 방문해서도 국익에 맞는 품위 있는 언행을 할 것으로 믿고 국익에 손상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을 갖고 청와대가 ‘가지말라’고 간섭하고 나서는 것은 중국을 자극하는 일이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외교가 가장 중요한 일인데 청와대가 (비공식적으로 중국 설득에 나선 의원들에 대해) 직접 나서는 것은 결국 막장으로 끌고가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청와대가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에 대해 자제를 요청하고 중국 관영 언론의 보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점을 언급하며 “결국 중국 정부와 한판 하자는 선전포고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의 만기친람이 한중외교를 망치면 안된다”고도 했다.

중국을 자극하지 말하는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그동안 야당이 툭하면 ‘우리가 북한을 자극했기 때문에 북한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해오던 것과 맞닿아있다. 

   
▲ 사드배치를 놓고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일부 야당과 종북 세력들의 신사대주의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주한미군에 사드 배치를 결정한 우리 정부의 판단도, 우리의 북핵용이라는 설득에 귀닫고 무조건 반대만 하는 중국정부도 모두 ‘국익’을 우선한 행위이다. 우리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라는 국익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힘의 균형이 깨졌다고 판단하고 자국의 국익이 훼손됐다는 주장이다.   

박 원내대표가 이날 말한 것처럼 “우리가 미국 풀도 먹고, 중국 풀도 먹어야” 하지만 사드배치 결정은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현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높아지는 데 따라 한미방호조약을 근거로 결정한 것이므로 정부의 판단 영역이 맞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록 일부 야당 의원들과 생각이 다르다 하더라도 안보 문제에서 한목소리를 내야 국익에 부합된다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과거 천안함 폭침 때에도 북한의 어뢰 공격이 원인이라는 주장이 우리 내부에서 엇갈리자 중국은 북한을 동조하면서 “남한 내부 의견부터 통일하라”고 일침을 가한 일이 있다.

따라서 중국이 당장 한류 때리기에 나서고 자국의 국민들의 한국관광을 막고 나선다 하더라도 국회에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며 엇박자를 낼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이날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대표로 있는 국회 자유민주포럼(간사 김진태·전희경 의원)도 이날 더민주 6명 초선의원 방중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정부와 힘을 합쳐 중국의 인식을 변화시켜도 모자랄 엄중한 시기에 이들의 돌출행동은 정치인의 정도를 한참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더민주 6인의 방중은 중국에 머리를 조아리던 (조선시대의) 사대주의적 행태”라고 꼬집은 뒤 “일말의 대표성도 없는 이들이 달려가 중국에 무슨 말을 하겠단 것인가. 중국의 사드 반대를 지지한다고 할 것인가.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으니 미안하다고 할 것인가. 어느 쪽이든 현대판 사대주의”라고 거듭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아무리 국내 정치적으로 정부에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내부 분열을 가중시키지 않고,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국민을 대신해서 권한을 위임받은 정치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저는 매일같이 거친 항의와 비난을 받고 있지만 저를 대통령으로 선택해 준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비난도 달게 받을 각오가 되어 있다. 부디 정치권에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지키기 위한 일에는 함께 협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당부에도 박지원 원내대표는 “대통령 말씀만 국론이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야당과 국민의 의견도 국론”이라고 말한 “청와대에서 대통령까지 나와서 (국론이라고) 결론을 내려버리면 어떻게 되느냐. 그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동안 미국이 압도해온 국제사회 질서에 맞서 G2로 부상한 중국이 동북아에서 한판 대결을 펼치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모든 나라 간 국익이 100% 일치할 수는 없지만 우리 정부는 북핵을 포함한 안보 문제에서는 동맹국인 미국과 이해를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혈맹인 북한을 동북아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있는 만큼 안보 문제에서만큼은 이해를 달리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올해 초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했을 때에도 시진핑 중국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 사이에 약속된 핫라인을 가동하지 않고 29일째 불통으로 일관한 일이 있다.

현재 정부와 우익 학자들은 “이런 점에서 앞으로 어떤 정부가 집권하더라도 똑같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한때 미국 조야에서 경사론 논란까지 불러올 정도로 한중관계가 급격하게 좋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 관계를 한 단계 성숙시킬 때”라는 충고가 나온다. “70년 한미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국익을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거 적대국인 중국과 일시적인 냉랭기를 거치면서 상호 이익을 조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보수·우익 쪽의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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