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들이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한다.
농성 학생들은 농성 14일째인 10일 오후 8시 졸업생들도 참여하는 두 번째 시위를 할 예정이다.
지난 3일 열린 첫 번째 시위에는 경찰 추산 5000여명(학생측 추산 1만여명)의 재학생·졸업생이 몰렸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도 3일 시위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은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전날 오후 3시까지 최 총장에게 사퇴 의사를 밝히라고 통보했다. 최 총장이 답을 내놓지 않자 예고했던 이번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철회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본관을 점거해 이날까지 농성 중이다.
이달 3일 최 총장이 결국 설립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은 그의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농성 학생들은 전날 성명을 내고 "(최 총장이) 사퇴로 책임지셔야 한다는 학생들의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대 학장들은 이날 호소문을 내고 학생들에게 농성을 멈추고 학업으로 돌아가달라고 요청했다.
학장들은 "사태 장기화는 이화의 위상을 낮추고 미래의 발전에 방해될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된다"며 "이번 일로 학교 발전 방향을 다 함께 고민할 기회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으니 이제는 학업에 집중하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달라"고 말했다.
이화여대에서 시작된 평생교육 단과대 갈등은 인근의 다른 학교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평생교육 단과대 사업 문제에 대해 최근 학교 측과 만나 질의한 동국대 총학생회는 이 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학위 장사’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에 반대하는 집단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달 13일까지 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평생교육이 교육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개념이며 시대적 흐름이라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평생교육제도와 시설이 이미 있는데도 교육부가 평생교육 단과대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것은 교육의 질에 대한 고민 없이 학령 인구가 줄어드는 데 따른 대학의 등록금 손실분을 보장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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