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3살 조카 살해, 콩팥, 췌장 등 신체 내부 곳곳서 출혈
[미디어펜=이상일 기자]전남 나주경찰서가 3살 조카를 때리고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이모 A(25·여)씨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3살 조카를 숨지게한 이모 A씨는 전날 오후 나주시 이창동 아파트에서 자신이 돌보던 조카 B(3)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욕실에서 몸을 씻기던 이모의 폭행과 학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B군은 A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씨는 병원응급실에서 경위를 추궁하는 경찰에게 "평소 조카가 말을 듣지 않아 화가 나서 손으로 목 졸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에 압송되고 나서는 "조카가 설사해 침대 시트를 더럽힌 것에 화가 나 때리고 목을 졸랐다"며 "욕실에서 씻길 때는 구토를 한 것에 재차 화가 나 물 담긴 욕조에 머리를 다섯 번 밀어 넣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B군을 때리고 욕조의 물 속에 머리를 넣었다 뺐다 하다 B군이 숨을 쉬지 않자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119구급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고의성이 없었더라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성립한다고 보고 A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했다.

지난 6월부터 친모인 언니 대신 B군을 양육한 이모 A씨는 아무 이유 없이 화가 난다며 수시로 조카를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에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B군 팔을 발로 밟아 골절상을 입히기도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장기 등 B군 신체 내부 곳곳에서 출혈이 확인됐다.

부검의는 "설골·콩팥·췌장·좌우 후복강 주변에서 출혈이 관찰됐다"며 "목 졸림과 등 뒤쪽에서 가해진 충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에 1차 소견을 전했다.

또 "뇌부종도 있는 것 같다"며 "머리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를 토대로 신체 여러 곳에서 나타난 출혈과 B군 사망과의 관련성을 규명하는 한편 주변인이 A씨 학대 행위를 묵인했는지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3살 조카를 숨지게한 이모는 학대 이유에 대해 "분노조절이 안 돼서"라며 "조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A 씨는 조카를 학대한 이유로 분노조절장애를 들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3년 7월 23일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조울증과 분노조절장애로 약을 처방받아 복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모인 그는 현재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못했다. 많이 떨리고 무섭다"고 말했다. 이어 숨진 조카와 조카의 친모이자 자신의 언니에게 "미안하다. 때린 것도 미안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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