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6분의 마지막 경기가 끝났다. 김현우는 태극기를 경기장 가운데 놓고 절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한참을 흐느꼈다. 김현우의 눈물을 본 코칭스태프나 관중들도 함께 울었다. 김현우가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잘 알고 있기에…

   
▲ 김현우는 15일(한국시간) 오전 5시35분 남자 그레코로만형 -75kg 동메달 결정전에서 크로아티아의 보조 스타르체비치를 상대로 최종스코어 6대4로 승리하며 감격의 동메달을 따냈다./뉴스1

그의 눈물에는 많은 것들이 담아 있으리라. 4년 동안 흘린 땀에 대한 회고가 담아있었을 것이고 금메달을 목표로 달려왔지만 석연치않은 심판의 판정에 회한이 담겨져 있을 것이다.

김현우는 15일(한국시간) 오전 5시35분 남자 그레코로만형 -75kg 동메달 결정전에서 크로아티아의 보조 스타르체비치를 상대로 최종스코어 6대4로 승리하며 감격의 동메달을 따냈다.

김현우는 2014 런던올림픽 그레코로만형 66kg급 금메달을 따냈으며 2014 인천아시안게임 그레코로만형 75kg급 금메달리스트다.

김현우는 리우올림픽에서 한체급을 올리며 출전했다. 그 결과 두체급에서 메달을 획득한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김현우는 4년간 흘린 땀방울은 동메달이 아니었을 것이다. 금메달이었다.

그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75kg 첫 경기에서 난적 러시아의 로만 블라소프를 만났다. 로만 블라소프는 2014 런던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 급 금메달리스트다. 이 경기만 이기면 사실상 금메달인 셈이다.

신은 김현우의 편이 아니었다. 아니 심판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는 것이 맞겠다. 10초를 남기고 패시브를 얻은 김현수는 들어 매치기를 성공하며 3점을 따내며 로만 블라소프에 1점을 앞서는 듯 했다.

하지만 심판은 김현우에게 3점 그리고 로만 블라소프에 1점을 주었다. 최종 스코어 6대7.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더욱 로만 블라소프에게 1점을 부여한 이유를 알지 못했다.

안한봉 대표팀 감독은 억울한 마음에 강하게 항의했다.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화면을 보더라도 김현우가 질수 있느냐는 제스추어를 써봤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억울하고 통곡할 일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항의가 아닌 반항을 해서는 김현우에게 도움이 되질 않았다. 김현우는 눈물겨운 패자부활전을 나서야 했다. 아직 동메달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패자부활전에서 승리한 김현우는 동메달 최종전에 진출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자라고 하기에는 믿기 힘들 정도로 평온했다.

드디어 김현우의 모든 것이 동메달 최종전 6분에 달렸다. 김현우는 밀어붙이고 또 밀어붙였다. 마지막 남은 힘을 다짜내며 달려들었다.

6분이 끝난 순간 그는 무릎꿇고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일어나 태극기를 받아들었다.

김현우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상대선수를 들어메치기 하다가 팔이 빠졌다. 왼팔을 부쳐잡은 그는 "4년동안 금메달을 생각하며 달려왔는데 동메달을 따서 기쁘다"라며 "응원해주신 국민들에게 죄송하고 마지막까지 그분들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현우는 생각하고 있으리라. 15일은 광복절이다. 의미있는 이날 금메달을 따내 태극기를 휘날리는 장면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이다.

김현우는 귀중한 동메달을 따냈다. 두 체급에서 연신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기에 당당하게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정정당당히 동메달을 따냈다. 포기를 모르는 불굴의 투지를 보여준 김현우는 금메달보다 더한 동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국민들은 생각할 것이다. 김현우가 따낸 것은 금메달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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