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어린 학창시절 운동회나 체육대회때 마지막을 장식했던 계주, 이어달리기가 떠오른다. 학급을 대표한 3~4명이 한팀이 돼 엎치락 뒤치락 흥미진진했던 경기에서 친구들은 열띤 응원과 박수로 이기기를 바랐다. 그 어떤 경기보다 재미나고 흥미로웠다.

리우올림픽이 막바지를 달리면서 올림픽의 꽃 중 하나인 육상 400m 계주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사인볼트가 마지막 앵커로 뛰는 자메이카의 우승이냐 대항마 미국의 저력이냐가 관심사다. 또 하나의 이슈거리가 있다. 과연 아시아에서 첫 금메달이 나올 것이냐다.

   
▲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2016 리우 올림픽 2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뉴스1

중국과 일본은 이번 리우올림픽에 남자 육상 400m계주 예선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것도 쟁쟁하다던 자메이카나 독일을 제끼고 당당한 선두를 기록했다.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열린 예선 1조 경기에서 중국은 37초82를 기록하며 미국(37초65) 다음으로 37초83를 기록하며 두번째 결승선을 넘었다.

일본은 예선 2조 경기에서 37초68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비록 우사인볼트가 예선전에 뛰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 해도 대단한 결과다. 일본팀은 야마기타 료타, 이즈카 쇼타, 기류 요시히데, 아스카 캠브리지를 한 팀으로 이뤘다. 아스카 캠브리지는 아버지가 자메이카 출신, 어미니가 일본인으로 남다른 신체조건과 뛰어난 육상 실력으로 일본팀의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눈에 띄었던 것은 일본팀의 바통전략이다. 해설자도 감탄할 정도로 뛰어난 바통플레이를 펼쳤다. 미국 여자 400m 계주팀이 두번째 바통존에서 서로 바통을 떨어뜨렸다는 점과 비교하면 대단한 평가를 받는다. 미국 여자 계주팀의 고질적인 병이겠지만. 물론 미국팀에 기회가 주어지며 기록에서 중국을 이기며 중미간 얼굴을 붉히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말이다.

400m 계주만 볼때 한국의 최고 성적은 38초74다. 한국 육상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전 중국과 일본에서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중국과 일본은 한국의 출사표를 비웃듯 더 빨리 달아났다.

한국 육상은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역으로 올라가면 육상선수들이 갈 곳이 없다. 육상선수들이 은퇴를 하게 되면 실업팀이나 학교 등 체육 지도자가 되는 것이 최고의 덕목이다. 만일 이마저도 기회가 없을 경우 새 직업을 찾아야 하는 운명이다.

그러다 보니 육상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가 떨어진다. 스타 선수의 탄생은 커녕 선수 수급문제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좋은 선수들을 발굴할 수도 없고 투자할 값어치도 잃어버린다.

싹이 보이는 선수들이 발굴된다면 훌륭한 용병 지도자를 데리고 올수 있겠지만 육상 불모지에 누가 오겠는가. 훈련은 하는데 전문성이 결여된 훈련만 반복될 뿐. 발전의 기미는 볼 수 없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이 해를 갈수록 쳇바퀴돌 듯 악순환을 계속되어오면서 한국 육상의 희망은 없어지게 된 것.

뛰어난 스타 선수를 발굴하지 못하고 더불어 훌륭한 지도자 또한 나오지 않는 육상 후진국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육상 지도자 인식 변화, 선수 인식 변화, 선수육성 방안, 선진 문화습득, 기업의 과감한 투자 없이 우리는 올림픽에서도 한국 육상의 쾌거를 지켜 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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