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각종 안전사고 등 예방을 위해 학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절반가량이 얼굴 식별조차 힘든 등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선 학교에는 10여 년 전부터 CCTV를 설치하고 있으나 당시에 설치된 CCTV는 50만화소 급으로 차량 번호는 물론, 얼굴 식별이나 야간 적외선 촬영이 어렵고 녹화도 안 돼 사실상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수사나 예방에 한계가 있다.

2013년부터 200만화소급 고화질 CCTV가 신설 학교를 중심으로 설치되고 있지만, 교육청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저화질 CCTV 교체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고화질 CCTV는 대당 150만~200만원이며 녹화시스템까지 운영하려면 적어도 600만~700만원이 들어 재정이 열악한 교육청은 교체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의 안전사고나 범죄 예방이 목적이지만 상당수 학교가 여전히 얼굴조차 식별할 수 없는 저화질 CCTV를 달아 놓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전체 2378개 학교 가운데 2365곳(99.4%)에 CCTV가 설치돼 있다. 이 가운데 44%인 1만4천932대가 화소수 50만 이하인 저화소 CCTV이며 고화질인 200만화소 이상은 1만3369대(39.5%)로 나타났다.

제주는 190개교에 설치된 3037대 가운데 50만화소 미만이 1420대로 46.8%나 차지했다. 광주 역시 4579대 가운데 41.5%인 1900대가 50만 화소 미만으로 나타났으며 전북은 9155대 가운데 48.3%인 4419대가 50만화소 이하다.

대전은 5649대 가운데 46.6%인 2630대가 50만화소 미만이었으며 울산도 4846대 가운데 50만화소 미만이 2413대로 49.8%를 차지했다.
 
전북교육청은 CCTV가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CCTV를 교육청 차원에서 추가 설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전북지역은 50만 화소 이하 CCTV가 4419대로 48.3%에 달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다.

반면 세종시교육청은 2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질 CCTV가 2329대로 85.31%를 차지해 전국에서 가장 높아 대조를 이뤘다.

충남교육청도 200만화소 이상 CCTV 설치율이 66.9%에 달해 3대 가운데 2대는 고화질 CCTV로 나타났다. 강원교육청도 50만화소 미만은 한대도 없고 얼굴 식별이 가능한 100만화소 이상이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교육청은 2013년부터 각급 학교에 고화소 CCTV 교체비용을 지원하면서 차량 번호 식별을 위해 학교 주 출입구에 먼저 200만화소 이상 CCTV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기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200만화소 이상 고화질 CCTV는 대당 가격이 150만~200만원에 달하고 녹화장치를 하려면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이에 일부 교육청은 예산을 확보해 교체를 지원할 방침이지만 예산조차 확보 못해 곳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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