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가 '문재인당'으로 선명성을 확실히 했다.
추미애의원이 27일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임된 것은 더민주가 '문재인의, 문재인에 의한, 문재인을 위한 정당'으로 공고하게 재구축됐음을 알린 것이다. 문재인과 친문들의 패권주의가 득세할 전망이다.
추미애대표는 당대표 경선 발표 직전 더민주의 대선후보인 문재인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친노와 친문표를 의식한 발언이었지만, 향후 그의 행보는 문재인을 대선후보로 옹립해서 승리하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계파에 의존하는 더민주가 진보 좌파세력을 결집해서 대선을 치를 수 있을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문재인세력이 추대표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데는 내년 대선에서 호남표 구애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추미애는 2004년 노무현대통령 탄핵 정국에선 친노세력과 갈라섰다. 민주당 최고위원으로서 노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탄핵 부결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추대표는 서울에서 호남까지 삼보일배를 하면서 민주당 구하기에 나섰다. 결과는 열린우리당의 과반수의석 확보 압승으로 끝났다. 민주당은 꼬마정당으로 전락했다.
추대표는 당시 민주당을 이끌면서 호남민심에 어필했다. 친노와 열린우리당은 김대중 전대통령과 동교동계에 대해 적대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정권인사도 부산경남중심으로 독식했다. 박지원 국민의 당대표와 동교동계는 호남푸대접론에 부글부글했다. 지난 4.13총선에서 국민의 당이 호남에서 압승한데는 문재인와 친노에 대한 강한 반감에서 비롯됐다.
추대표는 친노들의 반동교동에 맞서 광주 전남사람들의 마음을 잡았다. 추대표는 당대표 선출후 노무현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것은 자신의 정치인생중 가장 큰 실수라고 반성했다.
문재인은 대선에서 호남표를 잡지못하면 승산이 없다. 추대표를 밀어 국민의 당으로 쏠려있는 호남민심을 되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로 불리는 추대표는 최근 국정 이슈에서 박근혜정부와 강한 대립각을 형성했다. 강성인물로 자신을 포지셔닝하고 있다. 사드반대가 대표적이다.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사드배치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문재인과 친문들도 원점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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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민주가 추미애리더십으로 내년 대선을 치르게 됐다. 당의 대주주 문재인 전대표가 호남표 구애를 위해 전략적으로 추대표를 간택했다. 추대표는 사드등에서 강경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투쟁일변도 도로문재인당으로 전락할 경우 중도외연은 불가능하다. 박근혜정부와 강대강 대치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드문제는 추대표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미디어펜 |
김종인 전대표는 사드반대는 내년 대선승리와 집권을 포기하는 행태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권을 되찾으려면 안보문제에선 유연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더민주가 집권한다면 미국에 대해 사드배치를 철회하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한미동맹이 약화하고,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한국경제는 그날로 끝이라고 경고했다. 더민주의원들에게 "지적 만족을 위해 의정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추대표는 김전대표와 대립하고 있다. 추대표는 김전대표가 당의 정체성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 당대표 취임 초기부터 사드문제로 박근혜정부를 공격하고, 장외투쟁등에 나설 경우 '더민주=안보불감당' 낙인은 더욱 강화할 것이다.
추대표는 경선과정에서 더민주의 계급정당을 강조했다. 당사무국이 당헌당규에서 노동자정당이란 표현을 삭제하는 방안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이는 당대표 경선에 나선 이종걸 김상곤도 마찬가지였다. 노동자 지지층을 겨냥해 노동자정당임을 당헌에 유지한 것이다.
더민주가 노동자정당에 안주하는 한 외연확장은 불가능하다.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에서 특정계급정당으로 낙인찍히는 것은 자멸행위다. 추대표는 진보좌파의 빅텐트를 제안했다. 국민의 당과의 연합이나 제휴를 염두에 둔 것 같다. 내년 대선을 위해선 야당이 합쳐야 한다는 생각은 확고한 듯 하다.
영국 노동당이 만년 야당을 하다가 90년대 토니 블레이 전총리부터 집권에 성공한 것은 좌파및 노동자정당에서 벗어나면서부터였다. 당의 사회주의적 요소들을 개혁했다. 나토도 인정하는 등 안보문제에서도 유연한 스탠스를 취했다. 영국민심은 이런 노동당에 표를 몰아줬다.
노동당을 이끌던 토니 블레어, 고든 브라운 전총리는 좌파정당이면서도 경제정책등에선 오히려 마가렛 대처 보수당총리의 노선을 충실히 따랐다.
더민주가 친문당으로 전락할 위기를 보이는 것은 안타깝다. 대선 재수에 도전한 문재인은 "내년엔 이길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호남은 안정적이라고 했다. '호남의 며느리'인 추대표를 전략적으로 간택했으니 호남표가 회귀할 것이라고 잔뜩 기대하고 있다. 호남민심을 얻었던 안철수 국민의 당 대선후보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추대표가 더민주를 강성좌파정당으로 회귀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사드배치 반대와 노동자정당 강조에서 잘 알 수 있다. 투쟁위주의 정당으로 만들어갈 공산이 크다. 김종인전대표가 과거 투쟁일변도와는 다른 중도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과는 딴판이다. 추대표가 김전대표의 중도노선을 형해화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정책에선 반시장, 반기업적 경제민주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는 김종인 전대표와 같은 입장이다. 더민주 의원들은 이미 상법개정안등을 발의했다. 경제민주화법안으로 불리는 이들 법안들은 집단투표제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사외이사 독립성강화, 전자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선출 분리, 기존 순환출자 해소,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더민주의 경제민주화는 투기자본과 소액주주보호에는 지나치게 앞장서고 있다. 총수나 대주주의 경영권방어는 무장해제시키는 수준이다. 문재인도 내년 대선승리를위해 경제민주화에 앞장서겠다고 공언했다. 경제민주화 정치공세가 극성을 부리면 기업들의 투자와 일자리창출은 더욱 부진할 수밖에 없다. 성장률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대기업들의 탈한국도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과 동남아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이 확산될 것은 불문가지다. 한국처럼 반기업적 정서가 강한 나라에서 사업을 하는 것은 점점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대기업을 적대시하는 나라가 없다. 경제민주화 광풍이 불어닥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한국정치는 여성대통령(박근혜대통령)에 여성제1야당 대표시대가 열렸다. 여성정치인들이 정치권리더로 부상했다. 유리천정을 뜷었다는 점에서 정치발전에서 무척 고무적이다.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꼼꼼한 리더십으로 근육질로 맞대고 있는 후진적 한국정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추대표는 문재인사단의 선거참모장이기에 앞서 제1야당 대표이다. 박근혜대통령, 이정현 새누리당대표와 함께 국가적 이슈와 국정에 대해 협의하고,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 추대표가 그동안의 관성에 치우쳐 반대를 위한 반대, 투쟁을 위한 투쟁, 선명성경쟁, 포퓰리즘적 선동정치에 골몰하면 박근혜대통령과 추대표간에 강한 먹구름이 형성될 것이다. 강대강의 대치전선이 장기화할 것이다.
강대강 대치는 국정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할 것이다. 반대만 하는 야당대표의 리더십은 여권의 내년 대선 승리에는 오히려 긍정적 요인이다. 투쟁일변도 야당에 대한 민심이 싸늘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추대표는 경쟁과 협력의 정신을 살려야 한다. 여야는 집권을 목표로 치열한 경쟁과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 국가안보에는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
국회에 발이 묶여있는 노동개혁법안 통과도 절실하다. 노동3법은 이미 여야간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파견제허용과 비정규직 기간연장 문제등도 중장년의 인생이모작과 제조업 일손 부족 해소, 청년들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절실하다.
박근혜대통령은 올해 저성장탈출과 경제활성화, 퇴직자및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개혁법안의 협조를 야당에 수차례 호소했다. 더민주와 국민의 당은 철저히 외면했다. 추대표도 현재의 스탠스로 봐선 노동개혁법안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되레 정규직기득권 노조를 과보호하는 데 치중하는 노동개악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개혁법안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법안이다. 저성장탈출과 노동시장유연화, 성과연봉제 중심 개편등은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한국경제가 한단계 성장하고, 국민소득 3만달러시대로 진입하기위한 필수조건이다.
노동계의 지지로 당선된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마저 수개월전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내각에서 긴급명령으로 노동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지금의 정규직, 기득권노조중심의 노동시장을 개혁하지 않으면 기업들의 투자는 위축될 것이다. 해외탈출도 증가할 것이다. 청년들의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추대표가 더민주의 선장이 된 이상 급진좌파의 성향을 버려야 한다. 투쟁노선을 지양해야 한다.
외연을 못하는 정당, 중간의 산토끼를 잡지 못하는 정당은 불임정당으로 전락한다. 추대표는 친문정당, 도로문재인당으로 당을 쪼그라들게 해선 안된다. 경제및 안보문제에선 실사구시와 실용적 접근을 해야 한다.
영국 노동당의 변신과 제3의 길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지지계층 15%밖에 안되는 문재인당으로 당을 회귀시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추대표는 제1야당을 이끌어가는 선장답게 야당다운 모습을 보이되, 균형감과 책임감도 가졌으면 한다. 당장 눈앞에 닥친 사드문제 처리과정에서 추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낡은 정체성만 따지면 영원히 집권하지 못한다"는 김종인 전대표의 경고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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