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송희영(62) 전 조선일보 주필의 조카가 대우조선해양에 부당하게 특채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 재직 시절 대우조선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진사로 활동하기도 한 김모(65)씨를 고문으로 위촉해 억대 급여를 지급한 배경도 조사 중이다.

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송 전 주필의 조카 A씨는 2009년 2월 대우조선에 정규직 신입 사원으로 채용됐다.

A씨는 정기 공채가 아닌 특채로 뽑혔고, 채용 점수 등이 입사 요건에 맞지 않는데도 최종 합격하면서 사내에서도 논란이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 경영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당시 인사 담당자 등을 소환해 A씨의 채용 과정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가 채용된 지 한 달여 뒤인 2009년 3월 대우조선 주주총회에서 남상태(66·구속) 전 사장 연임이 성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송 전 주필은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박수환(58·여·구속)씨와 함께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에 연루된 의혹을 받기 때문이다.

만약 송 전 주필이 정관계 인사에게 부탁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조카의 채용에 직·간접으로 관여했다면 알선수재 등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송 전 주필은 2011년 9월 전세기를 이용해 8박9일 일정으로 유럽 등지를 다녀온 남 전 사장의 '외유성 출장'에 박 대표와 함께 참여해 논란이 일었다.

사립대 교수인 송 전 주필의 친형도 2009∼2013년에 대우조선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재직했던 사실이 알려져 대우조선과 송 전 주필 사이의 유착 의혹은 증폭됐다.

또 검찰은 남 전 사장의 재임 시절 업무 전문성이 의심되는 외부 인사들이 고문으로 임명돼 억대 급여를 받아간 경위도 수사 중이다.

강만수 전 행장이 자회사인 대우조선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주변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냈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우선 한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진사로 알려지기도 했던 김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다만 유명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김씨는 이 전 대통령의 이·취임식, 프로필 사진 등을 촬영했지만, 청와대에 정식으로 고용된 전용 사진사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2011년 대우조선 고문으로 임명돼 2년간 2억여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분과위원장을 맡기도 한 김씨에게 대우조선은 서울 본사 사무실과 법인 차량도 제공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밖에도 당시 대우조선 고문을 지낸 인사 중 일부를 불러 고문 위촉 배경, 수행 역할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시기 이재오 전 의원의 특보, 이 전 대통령의 지지모임 대표 등이 대우조선 고문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강만수 전 행장, 남상태 전 대표의 배임 혐의 그리고 강 전 행장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된 조사"라며 "이들은 (아직) 참고인 신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은 박수환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조사와 관련해 해외에 체류 중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에게 참고인 조사를 위해 출석을 요구했다.

동륭실업 대주주인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효성가 '형제의 난' 때 뉴스컴과 수억원대 자문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당시 박씨가 홍보 대행업 범위를 넘어서 소송 전략 수립, 변호인단 추천, 법률상담 및 문서 작성 조력 등의 형태로 법률적 문제를 자문하는 등 변호사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수사팀은 박씨가 금융감독원 검사에 도움을 주겠다면서 홍보 용역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진 KB국민은행의 강정원 전 행장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추석 연휴 전까지 박씨의 주요 혐의 조사를 마무리하고 그를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또 검찰은 이달 8∼9일 열릴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서별관회의 청문회)에 강 전 행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 대상이 된 점을 고려해 강 전 행장과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 등을 추석 연휴 이후에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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