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로 김모(37)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1년 6월 28일 오전 4시께 경기도 용인시 A(당시 55세·대학교수)씨의 단독주택에 B(52)씨와 함께 침입해 A씨 부인(당시 54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A씨에게 중상을 입힌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형사 27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려 사건 시간대 인근 기지국에 통화기록이 남은 사람과 피해자 주변인, 동일 수법 전과자 등 5000여명을 수사 대상자로 놓고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단서를 찾지 못하면서 사건은 2007년 2월 9일 미제사건으로 분류됐다.

그러다 경찰은 14년이 흐른 지난해 7월 이른바 '태완이법'을 통해 살인사건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다시 이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재수사 과정에서 범행시간 전후 현장 주변 기지국 반경 내 통화자 가운데 범죄경력이 있는 A씨와 B씨를 다시 유력한 용의자로 선정했다. 이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렸다.

2001년 당시 두 사람은 업무상 관계라고 진술했는데 현재는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한 것.

경찰은 수감기록과 탐문을 통해 두 사람이 1999~2001년 모 교도소에서 만나 함께 수감생활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B씨에게 지난달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에 불응해 목을 매고 자살했다.

B씨가 숨지기 전 아내에게 "15년전 공범 A씨와 남의 집에 들어가 흉기로 사람을 찔렀다"고 자백한 것을 미뤄 경찰 수사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를 조사하던 중 자백을 받았다. 지난 6일 현장검증 과정에서 진범이 아니고는 알 수 없는 세부적인 범행수법, 침입 및 도주 경로 등을 재연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용인방면 단독주택에 부자들이 많이 산다고 해서 빈집인 줄 알고 돈을 훔치러 들어갔으나, 피해자들이 잠에서 깨자 놀라서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