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기상청이 예보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X밴드 레이더를 아파트 밀집지역 등 3곳에 설치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와 동일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미국 기상업체가 제작한 X밴드 레이더 3대를 3년간 48억원에 임차해 내년 4월 서울 동작구 여의대방로 본청과 인천 중구 자유공원서로 인천기상대, 동계올림픽이 열릴 강원 평창군 황병산 등 3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주거지역 옆에 기상 레이더가 설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X밴드 레이더는 고도 1km 이하의 기상 흐름을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장비다. 사드 레이더와 동일한 주파수 대역(8∼12GHz)을 사용한다.
X밴드 레이더의 전자파는 파장이 짧아 멀리 나가지는 못하지만 해상도가 높아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호우나 폭설 등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이를 설치하면 레이더를 중심으로 반경 50∼60km, 고도 1km 범위에 대한 측정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사드 배치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동일 주파수대의 X밴드 레어더 설치가 인근 주민들의 우려로 이어지나는 지적이 나온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은 "기상청이 장비 안전거리나 작동 방식, 환경평가 계획을 인근 주민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에 사드 배치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기상청 관계자는 "기상레이더는 환경영향 평가와 인체 위해성 평가를 실시할 법적 의무는 없다"며 "국내에 도입할 기상레이더는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전자파 측정을 자발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상청이 받은 해당 레이더 제조 회사의 자료에 따르면 안전거리는 레이더 주 탐지방향에서 71m, 레이더 아래에서 7m 이상이다. 본청 옥상에 위치한 첨탑이 13m인 데다 레이더 관측 고도 각도 0.7∼90도 이상을 유지해 안전하다는 것이 기상청의 입장이다.
동작구의 경우 레이더 주 탐지방향에서 400m 거리에 아파트를 비롯한 고층건물이 걸리지만 71m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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