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김포 주상복합건물 공사장 화재 사고의 최초 발화지점이 지하 2층이 아닌 지하 1층 주차장 입구 쪽이라는 생존자 진술이 나왔다. 또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사고 당일 용접 작업을 했다'는 증언이 현재까지 나오지 않아 직접적인 화재 원인을 알기 어렵게 됐다.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10일 오후 1시38분쯤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주상복합건물 공사장에서 불이 날 당시 건물 지하 1층에서 3명이, 지하 2층에서 4명이 작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 1층에서는 스프링클러 가배관 작업이, 지하 2층에선 환풍기 설치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지하작업자 7명 가운데 유일하게 화재 현장에서 빠져나온 A씨(47)는 지하 1층 주차장 입구 쪽에서 처음 불길을 봤다고 진술했다. 

A씨는 경찰에서 "지하 2층에서 작업하다가 동료를 만나러 지하 1층에 올라와서 물을 마시는데 15m가량 떨어진 지하 1층 주차장 입구에서 불길이 치솟은 걸 봤다"고 말했다.

그는 본래 지하 1층의 스프링클러 가배관 작업을 맡았지만, 사고 당일에는 동료들과 떨어져 지하 2층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지하 1층에서 불길을 처음 목격한 뒤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혼자 사고 현장을 빠져나왔다.  화재 당시 지하 1층엔 소화기 3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나 지하 2층엔 소화기가 비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화재 원인이 '배관 용접작업 중 불꽃이 벽면 단열재 우레탄폼으로 튄 것 때문'이라는 최초 진단이 틀렸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하 2층에서는 용접 작업을 하지 않았다"며 "지하 1층에서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도 진술했다. 

당시 지하 1층에는 작업을 위해 준비해 둔 시너 통도 발견됐다. 화재 직후 큰 폭발음이 들렸다는 목격자 진술로 미뤄볼 때 시너 통에 의한 화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화재 발생 이후 주말 이틀간 시공사 대표·관리이사·현장소장과 하청업체 대표 등 공사 관계자 6명을 소환해 화재 원인과 위법행위 여부를 중심으로 조사했다. 

시공사 현장소장은 경찰에서 "매뉴얼대로 작업 전 안전교육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법을 토대로 안전규정 준수 의무가 시공사와 하청업체 중 어느쪽에 있는지 등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

앞서 10일 오후 1시38분쯤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의 한 주상복합건물 공사장에서 불이 나 B씨(64) 등 작업자 4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또 C씨(44) 등 작업자 2명이 심정지 상태에서 소방당국에 구조돼 호흡을 되찾았지만 아직까지도 의식이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