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으로 건물이 요동치는 것에 놀라 밖으로 뛰쳐나갔던 고층 건물 주민은 관계 당국의 무성의한 대처로 분통을 터트렸다.

부산시는 12일 오후 7시 58분과 오후 8시35분에 시내 130곳의 민방위 대피 마이크를 이용해 "넓은 지역으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이 방송을 들은 시민 수천 명이 서둘러 건물 밖으로 나가 가까운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으로 찾았지만 대부분 불이 꺼져 있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또 대다수 학교는 시설 보안 등을 이유로 교문을 잠가 아예 들어가지도 못하고 발을 동동거렸다. 

현장에 안내요원은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부산시와 경찰, 부산시교육청 등에 항의 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40대 주부는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이 들려 아이들과 급히 건물 밖으로 나가 넓은 운동장이 있는 근처 학교로 갔는데 불은 꺼져 있고, 정문이 잠겨 있었다"면서 "도대체 재난대응 시스템이 있기는 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도 "지진 대비태세가 이렇게 엉터리인데 어떻게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부산시는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한 직후 전체 직원 가운데 4분의 1, 재난대응과 직원 절반을 비상소집하고 16개 구·군에 비상근무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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