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아더 존 패터슨이 2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돼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윤준 부장판사)는 13일 "피고인은 피해자가 누리지 못한 19년의 삶을 고스란히 살았는데도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피해자와 유족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유죄를 인정하고 1심 형량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피고인은 자신의 억울함만을 강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패터슨은 1997년 4월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당시 22세이던 대학생 조중필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시 범행 장소엔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가 함께 있었지만 당시 검찰은 리를 살인범으로 보고 단독기소했다. 하지만 리는 1999년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최종 무죄 판단을 받았다.

흉기소지·증거인멸 혐의로 복역하다 1998년 사면된 패터슨은 검찰이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 

검찰은 2011년 재수사 끝에 패터슨을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보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그해 미국에서 체포된 패터슨은 지난해 9월 도주 16년 만에 국내에 송환돼 재판을 받았다.

1심은 "생면부지의 피해자를 끔찍한 수법으로 살해하고도 19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범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올해 1월 패터슨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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