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원내대표 만나 "남한 핵무장론, 바람직하지 않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북한 5차 핵실험과 관련해 중국의 안보리 제재 참여가 향후 북중관계를 판단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각) 뉴욕 유엔 본부 사무총장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면담했다.

국민의당 박 원내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전한 바에 따르면, 반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핵실험 전 중국에 통보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보도를 보니 한 것 같더라”면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안보리 제재에 얼마나 빨리 참여할지가 북중관계를 판단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어 “(대북) 제재는 대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며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를 5번 받았는데, 한 나라가 이렇게 많이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핵무장론에 대해 “우리가 지금 세계 13위 경제대국으로서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하지 않느냐”며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5일(현지시각) 뉴욕 유엔 본부 사무총장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면담하면서 최근 북한 5차 핵실험과 관련해 중국의 안보리 제재 참여가 향후 북중관계를 판단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연합뉴스

또한 반 총장은 올해 말 임기를 마치면 내년 1월 중순쯤 귀국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 석상에서 덕담을 나누던 면담은 비공개로 전환되자 바로 반 총장의 향후 행보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한다.

새누리당 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반 총장에게 대권출마 권유로 해석될 수 있는 부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반 총장에게 “10년간 국제 외교무대 수장으로서 분쟁 해결이나 갈등 해결에 경험을 쌓아왔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반 총장의 경험과 경륜을 필요로 하는 난제들이 많다”며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미래세대를 위해 써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귀국하면 국민들께 크게 보고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고, 반 총장은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해 대권출마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반 총장에게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친서‘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더민주 우 원내대표는 “(반 총장이) 정 원내대표가 염두에 두고 있는, 그런 행보를 하시겠느냐”고 뼈있는 ‘돌직구’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은 우 원내대표의 질문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고 웃기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우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오늘 정치적 논의는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지만, 내년 1월 중순 전에 귀국하시겠다고 했다. 주변 분들과 상의하지 않았겠는가 짐작하고 있다”며 “1월에 오신다는 것은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는가”라고 밝혔다.

한편, 반 사무총장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국회에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유엔 기후변화 협약(파리 협정)을 연내 국회에서 비준해줄 것, 난민과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에 신경을 써줄 것, ODA(공적개발원조) 관련 예산을 확대해줄 것 등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 의장은 “노력해보겠다”면서 “10년 동안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수고를 많이 하셨는데, 얼마남지 않은 기간 유종의 미를 거둬달라”고 요청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