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법원이 대규모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낸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에게 파산을 선고했다. 채권자들이 낸 개인파산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단독 권창환 판사는 19일 동양사태 피해자 A씨 등이 낸 현 전 회장의 개인파산 신청을 받아들였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상 채권자도 파산 신청을 할 수 있고 채무자가 채무를 지급할 수 없을 땐 법원이 파산을 선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한모 변호사를 파산 관재인으로 선임해 현 전 회장의 자산과 채무 등을 조사하도록 했다. 이후 이들 자산을 매각해 채권자들에게 배당하게 된다.

현 전 회장의 재산으로는 부인 이혜경씨와 공동 보유한 서울 성북동 주택과 토지 2건, 미술품 약 300점의 경매 대금 공탁금, 티와이머니 대부 주식 16만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고된 채권자들은 3700명으로, 중복 채권자 등 정리 작업을 거쳐 최종 채권자 목록을 확정할 예정이다.

채권자들의 채권신고 기간은 11월 18일까지다. 동양그룹 CP 피해자 등 채권자들은 이 기간 안에 법원에 채권신고를 해야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제1회 채권자 집회는 12월 21일 예정돼 있다. 채권자 집회에서는 파산 관재인의 조사결과 보고와 채권자들의 의견진술이 이뤄질 예정이다.

법원 관계자는 "CP 사기사건의 피해규모는 7600여억원이지만 동양그룹 5개사의 기업회생 절차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상당 부분은 피해가 회복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어느 정도의 피해가 잔존하는지는 채권조사 절차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전 회장은 거액의 사기성 CP와 회사채를 발행해 일반 투자자 4만여명에게 피해를 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7년형을 확정받았다.

애초 1심은 검찰이 기소한 1조2000억원 상당의 CP와 회사채 모두를 사기 금액으로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지만 2심과 대법원은 현 전 회장이 부도를 예견할 수 있었던 시점을 2013년 8월 중순으로 판단해 사기 금액을 1700여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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