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경주의 여진이 지난 21일 밤 사이에도 계속되는 등 지진에 대한 공포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행 교육과정의 실효성이 의문을 사고 있다.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지진 관련 내용은 초등학교 3학년 이후부터 배울 수 있다.
초등 3∼4학년 과학 교과서는 '건물 안에서는 전기나 가스를 차단하고 단단한 탁자 밑으로 대피합니다' '거리에서는 유리창이나 물건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머리를 보호하면서 넓은 장소로 이동합니다' 등 대처법을 간단히 설명해준다.
그러나 실제 지진 발생 시 대처보다는 원인·예방에 초점을 맞춰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는 평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경북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첫 지진이 발생한 12일 경북지역에서 88개 학교 중 절반에 달하는 42개 학교가 야간자율학습을 강행하는 등 대피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교실에 건 액자가 흔들려 떨어질 정도였는데 선생님들은 문을 가로막고 공부를 계속하라고 해서 무서웠다”, “1,2학년만 조기귀가시키고 3학년은 남으라고 하더라”는 등 불안해하는 학생들의 글이 올라왔다.
교육부는 앞서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식적인 교육 내용을 개선하고자 실전 위주의 안전 교육 시간을 늘리고 교육부 내 안전 정책을 총괄하는 국 단위 조직까지 신설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생활안전, 교통안전, 재난안전 등 7개 영역별 안전 교육을 학년당 연간 총 51시간 이상 실시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이 중 지진 관련 내용은 연간 총 6시간 이상 배정됐지만, 이번 경주 지진 당시 상당수 학교가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해 강화된 교육 지침의 실효성에 논란이 일고 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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