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주가가 30% 이상 하락만 해도 증권사 건전성에 상당한 충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주가는 54% 하락했고, 2008년 외환위기 당시는 41% 하락한 것에 비춰볼 때 국내 증권사 건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7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국회 정무위, 서울 강북을)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증권사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감원은 지난 4월 4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시나리오별 주요 변수에 따른 손익과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의 변화를 분석했다.

테스트 대상 증권사는 자기자본 기준으로 1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11곳(평균 NCR 1,088.0%), 3000억~1조원인 중형(NCR 328.9%) 17곳, 3000억원 미만인 소형(NCR 199.7%) 17곳이다.

기준 시점은 작년 11월 말로, 당시 코스피 지수는 1997.97,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785%, 원·달러 환율은 1158.0원이었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지수가 10% 하락(1792.77)하면 소형 증권사의 평균 손실은 400억원 발생하고 NCR는 187.2%로 떨어졌다.

지수가 1394.38로 30% 내려가면 소형 증권사는 평균 2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NCR는 171.1%로 하락했다.

NCR는 총위험액에 대한 영업용순자본의 비율로, 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보통 150%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심각한 수준의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여긴다.

지수가 30% 내려가면 중대형 증권사도 충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대형 증권사는 1조9000억원의 손실이 생기고 NCR는 872.1%로 하락했다. 중형은 1조1000억의 손실을 보면서 NCR가 268.5%로 낮아졌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수준으로 주가가 55% 추락하면(코스피 지수 869.39) 소형 증권사의 NCR는 150% 선 밑으로 추락해 149.7%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금감원은 "개별 증권사 데이터를 공개할 수 없으나 일부 증권사의 경우 주가가 30% 이상 하락할 때 건전성에 상당한 충격을 받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리나 환율은 증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주가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증권사의 경우 금리가 3%포인트 올라도 NCR는 184.0%로 내리는 데 그쳤고, 환율이 10% 하락했을 때도 NCR는 197.8%로 큰 변화가 없었다.

증권회사는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발행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서 유가증권 등으로 운용해 주가·금리·환율 등 대외 변수 중 특히 주가 변동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용진 의원은 "올 하반기 주식시장에 단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측이 가능한 상황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나서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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