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전회장의 야심작인 전계열사 전산망통합작업인 BIT(Business & Information system Transformation)가 실패작으로 결론났다. 지난 2009년부터 1조원을 들여 추진한 KT계열사들의 복잡다기한 전산망통합구축 프로그램은 아쉽게 사산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2013년 9월부터 시범 가동에 들어간 BSS(유무선통합영업지원시스템)이 보안성과 안정성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임 황창규 회장은 이번 보고를 바탕으로 BIT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재설계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같은 전산망통합사업의 실패로 인해 KT는 지난해 60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공시를 정정해서 밝힐 만큼 이번 사업실패는 KT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KT가 연간단위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1981년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KT로선 커다란 충격이다. 황창규 회장체제의 KT가 처음부터 험한 파고와 암초를 만난 셈이다.

이번 실패로 인해 KT의 BIT 사업 완결 시점은 12월에서 2015년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비용도 그만큼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이석채 전회장이 야심작으로 추진한 BIT는 2009년 KTF와의 합병 이후 복잡다기한 유무선 전산시스템을 통합해서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KT의 핵심 IT플랫폼을 전면적으로 혁신하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이 사업은 호환성과 보안성이 취약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황회장은 이 사업을 주도한 임원들을 강한 톤으로 질책했다는 후문이다.

KT는 이 사업에 당초 3500억원가량을 책정했다. 하지만 이 사업비는 9000억원가량으로 급증해 부실설계 논란을 빚고 있다. 이사업의 연장으로 투자비도 1조원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디어펜=권일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