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진형 기자]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부지선정 기준 중 일부가 미국의 40년 전 규정을 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에서 2000년대 들어 개정한 규정이 있음에도 과거 규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미방위 소속)은 29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5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원자로 시설 위치에 관한 기술 기준'이 준용하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규정 8개 가운데 3개가 1970년대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지 지질 및 지진에 관한 조사평가', '원자로 시설 위치 선정을 위한 인위적 사건의 조사평가' 지침 등 2000년대에 개정이 됐음에도 40년 전에 만들었던 과거의 규정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최근에 바뀐 (NRC) 규정을 체크하지 않고 그냥 쓰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1979년도 스리마을 섬 원전사고로 인해 1977년부터 2013년까지 36년 동안 원전을 짓지 않았다. 이에 따라 관련 규정 개정도 진행되지 않았다. 미국 내에서 기준이 현실성 없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NRC는 2000년대 개정안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기준을 무조건 따라서도 안 된다는 얘기도 나왔다. 신 의원은 "우리나라는 원전 밀집도가 높고 원전 주변 인구가 많아 국토가 넓고 인구밀도가 낮은 미국을 무조건 따라서는 안된다"며 "하루 속히 활성단층과 내진설계, 원전 입지에 대한 기술기준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환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이에 대해 "외국 기준을 도입을 하기는 했지만 외국에서 업데이트 했다고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국내 기술 수준에 맞는지 등 우리 현실에 맞춰 선별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해명했다.
[미디어펜=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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