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연내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가 금융당국에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개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권위를 파괴한 조직형태로 과감한 실험을 시도하며 본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단, 이들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안착되려면 은행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획득한 K뱅크 준비 법인이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치면 K뱅크의 본인가 여부가 결정된다. 24년 만에 새로운 은행이 탄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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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내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가 금융당국에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개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3월 서울 중학동 더케이트윈타워 내 K뱅크 준비법인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준비상황점검 현장간담회'에서 아이디어룸을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
은행법상 본인가 신청 이후 감독당국은 한 달 안에 가부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K뱅크의 본인가 승인은 이미 확실시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10월 안으로도 본인가가 가능하다는 예측도 나온다. 당국 관계자는 "서류 심사는 예비인가 때 이미 확인한 내용이고 금감원에서 TF를 구성해 현장에 나가 전산 작동 부문을 중심으로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K뱅크와 함께 출범할 예정인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경우 11월 중 본인가를 신청한다.
금융권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이들 인터넷전문은행은 조직 구성 측면에서도 실험적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두 은행 모두 '복장 자율' 원칙을 천명하며 보수적인 은행업권의 분위기에서 탈피했다.
수직적 의사소통 체계에도 변화를 줘서 카카오뱅크는 아예 직급을 없애는 실험을 감행했다. 대신 서로 이름을 직접 부르는 '아메리칸 스타일'로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윤호영 대표의 영어이름은 대니얼, 이용우 대표의 이름은 얀이다.
성과연봉제 측면에서도 카카오뱅크는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든 임직원이 100% 성과연봉제 적용을 수용했기 때문. 한 담당자는 "호봉제를 하려야 할 수도 없는 게 직급이 없고 연차도 사실상 전부 함께 시작하는 단계"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면 은행권의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최소화 하고 ATM이나 인터넷뱅킹을 통해서 예금과 대출, 펀드 판매 등의 은행 서비스가 제공된다.
점포 운영비나 인건비가 혁신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기존 은행보다 예금금리는 높고 대출금리는 낮게 제공될 가능성도 높다. 결국 은행업 전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전장을 던지는 모습으로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은 여전히 '은행법 개정안'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은행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방식의 금융 산업을 열어젖힐 것으로 기대 받고 있지만 '은산분리'를 강제하는 법령의 한계에 여전히 갇혀 있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 은산분리 규정(산업자본은 금융사 지분 10%, 의결권 4% 제한)을 완화하는 은행법 개정안은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표류하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현행 4%를 50%까지 완화하는 조항으로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20대 국회로 넘어온 현재 상황에서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과 강석진 의원이 다시 한 번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인터넷전문은행'을 당론으로 찬성하고 있는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인터넷 은행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벌의 사금고화'가 우려된다는 게 주된 이유다.
대표적인 인터넷전문은행 찬성론자인 김종석 새누리당 의원은 "현행 은행법은 구시대적 낡은 논리가 시장진화의 발목을 잡는 전형적인 사례"라면서 "빠른 시일 내 은행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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