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LS시장은 내우외환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어렵다. 올 초 급락한 홍콩 H지수와 6월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더욱 안정적으로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신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 한 가지 구조의 ELS에 투자하기 보단 다양한 상품구조에 나눠 투자해야 투자자는 물론 시장 전체적인 위험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존 ELS와는 차별성을 가진 새로운 구조의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가지 구조의 ELS에 투자하기 보단 다양한 상품구조에 나눠 투자해야 투자자는 물론 시장 전체적인 위험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존 ELS와는 차별성을 가진 새로운 구조의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먼저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8월 22일 금융투자협회에서 3개월간 배타적사용권을 취득한 ‘뉴스타트 스텝다운 ELS’ 상품을 예로 들 수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신차 구입 후 6개월 이내에 사고가 났을 경우 새 차로 교환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이 점을 착안하여 ELS가 6개월 이내에 사고(녹인)가 발생하면 새 조건으로 교환해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만약 발행 후 6개월 이내에 녹인(지수가 손실 구간으로 진입)이 발생하면 녹인이 발생한 날의 지수가격으로 처음 기준가격을 바꿔준다. 녹인이 발생한 사실이 없어질 뿐 아니라, 그날 새로 가입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생겨 보다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지수 급등 후 시장에 충격이 오면 6개월 안에 급락해 녹인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뉴스타트 스텝다운 ELS’ 구조를 가입하면 이런 경우 새 조건으로 바뀌면서 녹인 손실 가능성은 구조에 따라 절반 가량 줄어들고 조기상환 확률도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리자드(Lizard, 도마뱀) 스텝다운 ELS’라는 상품도 있다. 이 상품은 위기 시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고 위기를 탈출하는 습성과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어 ‘리자드’란 이름이 지어졌다. 작년 대비 지수가 하락하여 조기상환이 되지 않고 묶여있는 자금이 늘어난 상황이지만, 이 상품에 가입했을 경우는 1년 동안 녹인이 된 적이 없으면 제시 수익의 절반 가량을 지급받고 종료될 수 있다.

불확실한 시장상황에서 지수가 추가 하락할 경우, ELS에 투자한 자금이 만기까지 묶일 가능성이 있는데 ‘리자드’ ELS 투자를 통해 조기에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낮은 지수대에 보다 안전하게 새로운 투자기회를 노리거나 시장에서 조기에 빠져 나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외에도 지수가 처음보다 -60% 이상 초과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지급하는 저녹인 상품, 6개월 이내 20% 넘게 하락하지 않으면 원금보장 구조로 전환되는 상품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사모 상품으로는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헷지 펀드 성과에 연동된 원금보장 상품, 해외 우량종목에 투자하는 상품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금융회사의 신상품 개발과 더불어, 투자자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려는 노력이 계속될 때 국내 파생상품시장도 한 단계 더 성숙해져 갈 수 있을 것이다.
[김경호 미래에셋증권 파생상품솔루션팀 차장]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