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늑장공시 논란에 휩싸인 한미약품에 대한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의 조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패스트트랙(Fast-Track, 조기 사건 이첩) 제도의 적용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유재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기초적 조사도 끝나지 않은 만큼 지금 시점에서 패스트트랙 적용 여부는 말할 수 없다”며 “공매도 세력 개입과 미공개정보 이용 여부 등 여러 가지 의혹은 조사 결과가 어느 정도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조단은 지난 5월 미공개 정보로 주식을 매각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던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을 조사 한 뒤 패스트트랙을 이용해 서울 남부지검에 사건을 넘겼다. 패스트트랙이란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금융당국이 증권선물위원회의 의결절차 없이도 검찰에 의뢰해 즉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다.

이번에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사건이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의 자본시장조사국과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도 이번 자조단 조사에 동참한다.

한미약품의 지난달 30일 공매도량은 10만4327주로 한미약품이 상장된 2010년 7월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평균 공매도량은 4850주에 불과해 내부 정보를 미리 입수한 뒤 공매도에 나선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한미약품의 공매도 세력은 1주당 최대 23.24%의 수익률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는 대신증권(100만원→70만원), 한국투자증권(84만원→79만원), HMC투자증권(90만원→63만원), 유진투자증권(109만원→74만원) 등 증권사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한미약품은 전 거래일보다 7.28% 내린 4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미사이언스도 8.33% 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리타정'(성분명 올무티닙)에 대해 제한적인 사용을 조건으로 판매 허가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장 초반의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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