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진형 기자] 최근 10년 간 성범죄로 검거된 의사 747명 중 5명만 자격정지 1개월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성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보건복지부는 의료인의 '비도덕적 진료 행위'에 대해 형사적 처벌과는 별도로 면허를 자격 정지시킬 수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의료인 성범죄 행위에 대한 실태 파악이 미흡해 행정처분을 받은 의사가 고작 5명에 그친 것이라고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지적했다. 행정처분을 받은 5명은 관할 시·도 경찰청에서 보건복지부에 의뢰해 알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재근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의료인 성범죄 처벌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파악됐고 의사가 성범죄로 검거되는 건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연도별 성범죄 의사의 검거인원은 2007년 57명에서 2015년 109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에도(8월 기준) 75명의 의사가 성범죄로 검거됐다.

성범죄 유형별로는 '강간·강제추행'은 696명으로 전체 검거자의 93.1%, '카메라이용촬영'은 36건으로 4.8%를 차지했다. 그밖에 '통신매체이용음란'은 14건, '성적목적 공공장소 침입'이 1건 순이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통보한 날로부터 길게는 11개월 후에 자격 정지가 개시되도록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성범죄 의사들이 면허를 유지하면서 아무 제재 없이 의료행위 등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준 셈이다. 인 의원은 "복지부는 관련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즉각적인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 의료인 성범죄에 대해 보다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인 의원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성범죄를 자행하는 의사들은 엄중히 처벌받아야 한다"면서 "하지만 복지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인해 선량한 의료인과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