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고(故) 백남기씨의 부검문제와 관련해 경찰과 투쟁본부 측의 협의가 또 다시 결렬됐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장이 이날 고(故) 백남기씨 부검문제와 관련해 투쟁본부 측을 방문해 부검 진행에 관해 협의하자고 요청했으나 투쟁본부측은 이를 거부했다.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2시께 투쟁본부가 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유족 측 볍률 대리인과 약 10분간 면담했다.

유족 측이 앞서 오후 1시께 기자회견을 열어 "부검을 전제로 한 협의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홍 서장은 유족을 만나지 못하고 장례식장 1층 상담실에서 변호사 2명을 만나 4차 협의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4차 공문의 내용은 부검 협의를 위해 대표자를 선정하고 협의 일시·장소를 통보해달라는 것으로 1∼3차와 같다. 통보 시한은 16일까지다.

유족 측 변호사들은 이 자리에서 부검 영장 전체를 공개해 달라고 홍 서장에게 요청했으나 그는 개인 신상에 관련된 내용이 있어 완전 공개가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거부했다.

홍 서장은 "영장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영장 집행과 관련한 협의에 적극적으로 응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앞으로도 시간을 두고 충분히 집행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투쟁본부는 "홍 서장은 유감의 뜻을 전하는 말을 전혀 하지 않았으며 서류를 전달하는 지극히 형식적인 절차를 위해 온 것"이라며 "영장 집행 조건을 이행했다고 주장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