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관광버스 화재사고로 10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한 가운데 경찰은 사고 원인을 운전 부주의로 인한 운전자 과실에 무게를 두고 이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울산 울주경찰서는 사건 초기부터 CCTV 분석을 토대로 '타이어 파열'로 사고가 났다는 운전자 진술의 신빙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영상 블랙박스가 소실돼 사고 당시 정황을 정확히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주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현장 감식을 했으나 블랙박스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블랙박스는 사고 당시 영상을 담고 있어 버스기사 이모(48)씨 주장대로 타이어 펑크가 나서 버스가 콘크리트 가드레일 쪽으로 쏠렸는지를 확인할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1차선으로 운행하다가 타이어 펑크가 나는 바람에 2차선으로 차가 기울어졌고 2차선과 공사 구간 사이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가 앞서 가던 다른 두 버스 사이로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하다가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타이어에 실제 펑크가 났는지, 펑크가 났다면 차선변경 과정에서 파손된 것인지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가 불과 열기에 녹아서 복원은 어렵다”며 “사고 당시 장면이 담긴 CCTV와 버스기사 이씨를 상대로 사고 당시 정황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 버스의 타이어 일부를 수거해 정밀 감식 중이다.
또한 국과수는 16일 부검을 끝내고 사망자 10명의 DNA를 감식 완료했다. 사망자 DNA는 유가족들로부터 채취한 DNA와 비교작업을 거쳐 이날 오전 중 통보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3일 오후 10시11분쯤 경부고속도로 부산방면 언양분기점 500m 앞 지점에서 관광버스가 콘크리트 가드레일을 들이받으면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 등 10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
승객들은 대부분 한화케미칼의 50∼60대 퇴직자들이며 부부 동반으로 중국 장자제(張家界)를 여행한 뒤 돌아오다가 사고를 당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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