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롯데그룹 경영 비리를 수사중인 검찰이 이번 주 수사를 마무리 할 전망이다. 검찰은 비리의 정점으로 지목된 신동빈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막바지 법리 검토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신동빈(61) 그룹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를 재판에 넘기고 수사를 종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17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신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이후 영장 재청구와 불구속 기소, 등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고심해왔다.

수사팀 내에서는 영장을 재청구해 다시 한번 법원 판단을 받아보자는 의견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영장 발부 가능성과 수사 장기화에 대한 우려,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 등 외부 여론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분위기가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재판에 넘겨 법정에서 죄질에 부합하는 법적 책임을 지우자는 견해도 있다.

신 회장 외에 400억원대 부당 급여 수령 혐의를 받는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증여세 탈세 및 배임 등 혐의가 제기된 신격호 총괄회장(94)은 불구속 기소될 전망이다.

신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영자(74)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70억원대 횡령·뒷돈 수수 혐의로 이미 지난 7월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560억원대 탈세 혐의가 공소사실에 추가됐다.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7)씨도 297억원대 탈세 혐의로 지난달 27일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일본에 체류하는 서씨가 소환 요구에 불응함에 따라 대면조사 없이 재판에 넘겼다. 다만 여권 무효화 등 강제입국 절차는 계속 진행 중이다.

신 총괄회장과 서씨 사이에 낳은 딸 신유미(33)씨 역시 신 회장의 지시로 100억원대의 부당 급여 수령 의혹이 제기됐으나 남편을 따라 일본 국적을 취득해 수사 대상에선 제외됐다.

전문 경영인 중에는 9억원대 비자금 조성과 채널 재승인을 위한 정관계 로비를 주도한 것으로 의심받는 강현구(56) 롯데홈쇼핑 사장, 270억원대 소송 사기 의혹이 제기된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 등이 법정에 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앞서 두 사람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