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야권이 '비선 실세'로 지목하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이화여대에 특혜 입학했다는 등의 의혹에 대해 대학 측이 완강히 부인했다.

다만 정씨가 부실한 리포트를 제출하고도 학점을 받는 등 학사관리에 일부 부실한 점이 드러나 자체 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 야권이 '비선 실세'로 지목하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이화여대에 특혜 입학했다는 등의 의혹에 대해 대학 측이 완강히 부인했다./이화여대


이대는 17일 오후 4시께 교내 ECC 이삼봉홀에서 전임교원과 직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정씨의 입학과 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관해 해명했다. 이 자리는 비공개로 이뤄졌다.

최경희 총장은 행사 참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화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그간 언론이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매우 솔직하게 설명할 예정"이라며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은 전혀 특혜는 없다. 이 점만 확실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학 측과 참석한 교수들에 따르면 최 총장 등 은 설명회에서 체육특기자전형 선발종목이 늘어나 승마까지 포함하게 된 것은 정씨가 입학하기 2년 전인 2013년 5월 체육과학부 교수회의에서라고 설명했다.

대학 측은 "엘리트급 선수의 지원 확대를 위해 선발종목 확대를 결정한 것이며 정씨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정씨를 비롯한 체육특기생 전형 지원자들의 면접 평가를 앞두고 입학처장이 '금메달 딴 학생을 뽑아라'라고 평가 교수들에게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대학 측은 "입학처장은 '면접 대상자 가운데 여러 명이 국가대표 단복을 착용하고 메달을 들고 왔는데 이들은 인천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라고 알려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학처장은 특기자 전형의 취지에 부합하므로 (면접평가에 메달 획득 사실을) 반영하는 게 옳지만 반영 여부는 면접위원의 재량이라는 점을 당시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학생이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출석으로 인정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1학기 학칙이 변경된 것이 정씨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체육학부에서 필요성을 제기해 개정했으며 다른 대학도 대부분 이렇게 하고 있다. 오히려 교수 재량으로 불투명하게 이뤄지던 부분을 규정으로 명확히 한 것이다"라고 대학 측은 설명했다.

또 올해 1학기 최씨가 학교를 찾아 정씨 지도교수를 만났고 이후 지도교수가 교체됐는데 여기에 최씨가 학교에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지도교수가 먼저 학부장에게 고충을 알리며 더이상 정씨를 맡고싶지 않다고 요청했으며 이후 학부 교수회의에서 학부장으로 지도교수가 바뀌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대학 측은 정씨가 제출한 대체 리포트 등이 부실한데도 학점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학사관리에 일부 부실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정씨는 올해 1학기에 체육과학 전공 4과목을 수강했는데 이들 모두 대회 출전 기록과 대체 레포트를 근거로 성적이 주어졌다. 대학 측은 이중 2개 과목의 성적 부여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앞서 이대는 최씨 딸이 입학자격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대가 승마특기생으로 입학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학생의 입상 경력이 워낙 좋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서류평가에 넣지 않았는데도 정량평가인 서류평가에서 다른 학생들과 격차를 압도적으로 벌리며 합격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송덕수 부총장은 취재진과 만나 "(학사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진 부분에 대해) 법인 중심으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 철저히 조사해 문제점이 드러나면 조처하고 재발 방지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송 부총장은 또 "총장은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총장이 사퇴할 정도로 잘못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어진 학생 대상 설명회에는 학생 20여명만 첨석했을 뿐 다른 1천여명의 학생은 설명회 장소 밖 로비에서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잘 키운 말 하나 열 A+ 안 부럽다' 등의 피켓을 들고 '총장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이대 총학생회는 대학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통과 여러 비민주적인 행태를 넘어서 각종 비리까지 저지른 최경희 총장이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최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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