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검찰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한미약품 공매도와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개인보다는 헤지펀드 운용사에 대해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날 오전 한미약품 늑장공시와 관련한 미공개 정보 이용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 증권사와 운용사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특히 주가가 오를 것 같은 종목은 사고, 주가가 내릴 것 같은 종목은 공매도하는 롱숏 전략을 활용하는 헤지펀드 운용사들에 대해 검찰이 칼끝을 겨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증권사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법인영업쪽과 더불어 헤지펀드 관련 전담중개 업무를 담당하는 프라임브로커(PBS) 부서에 집중됐다”며 “다른 증권사들도 증권사 자기자본매매를 하는 프랍트레이딩 인력은 크게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자기매매 부서의 경우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의 매매주문을 받아 대행하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업무 주로하면서 일종의 ‘중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혐의점이 약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압수수색을 당한 증권사들은 프라임브로커(PBS)를 보유한 곳들이 다수 포함됐다. 운용사 중에서는 지난 5월 운용사로 전환하면서 헤지펀드 돌풍을 일으켰던 중소형사 한 곳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B증권사의 경우 검찰이 프랍트레이딩 부서에 아예 부당거래 혐의를 포착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단순한 수사협조 차원이었다”며 해당 증권사는 부인하고 있다.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은 광범위 하게 이뤄졌지만 특정 회사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보다는 전반적인 한미약품의 거래내역을 훑어본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일부 운용사들은 검찰의 무차별적인 수사 방식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대형사인 C운용사 관계자는 “검찰이 이미 중소형 운용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전에 이뤄졌고 이번에는 광범위하게 다시 수색에 나선 것 같다”며 “공매도가 이슈인데 규모가 작은 롱숏펀드 하나를 보유힌 운용사를 아무리 대형사라고 수사협조를 요청한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역시 대형사은 D운용사 관계자는 “롱숏전략에 공매도가 포함돼 있다고 해서 무작정 수사 대상으로 삼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유재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단장은 “자조단 조사결과,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 13일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넘겼다”며 “구체적인 혐의점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경우 확연하게 비정상적인 매매 패턴이 나타나기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통해 검찰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