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문인과 작가들로부터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했다는 폭로가 SNS에서 잇따라 터져 나와 연일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김현 시인이 문예지에서 문단의 여성혐오 행태를 비판하고 나선 데 이어서 추문에 연루된 문인들의 실명이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언급되는 흐름이라 파문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지난 19일 트위터에는 시인 박진성(38)씨가 자신을 성희롱했다고 주장하는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그는 미성년자였던 작년 시를 배우기 위해 연락을 주고받던 중 박씨에게 "여자는 남자 맛을 알아야 한다"는 등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들었다.
A씨는 사진을 통해 자신이 재학 중인 학교를 알아낸 박씨가 "교문 앞에 서서 기다리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거리를 걸으면서 손을 잡자"고도 했다며 폭로했다.
박씨는 이 글을 보고 A씨에게 연락을 했다고 알려졌다. A씨는 글쓴이가 자신임을 알고 있는 데 공포를 느꼈다며 박씨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피해자들의 폭로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피해자들은 주로 시를 습작하거나 박씨의 시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SNS를 통해 연락을 시작했다가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트위터 등 SNS에는 '#문단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증언이 속출하고 있다.
박씨가 개인적 안부를 지속적으로 묻는가 하면 "전화로 목소리를 듣고 싶다, 노래가 전공이니 전화로 노래를 불러달라"는 등 사적인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진술도 여러 차례 나왔다.
B씨의 글에 따르면 그는 박씨가 자살을 하겠다고 연락해와 새벽 기차를 타고 그가 거주하는 대전까지 내려갔다. 술을 마시고 있던 박씨가 "너는 색기가 도는 얼굴"이라고 말했고 키스를 하며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B씨는 박씨가 주택가를 가리키며 "가서 땀을 빼자"라고 말하는가 하면, 싫다는 의사표시를 하자 노래방에 가서 '자의적이지 않은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재작년 박씨의 시집 '식물의 밤'을 낸 문학과지성사는 "시집 절판과 회수 등 조치가 필요한지 오늘 중 회의를 열어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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