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2차 전지,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성장산업 활성화 촉매

정부는 최근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우리나라가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기존의 공급 확대 중심에서 수요 관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에너지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세율조정, 전기요금 체계 개선,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2035년까지 전력수요 15% 감축, 분산형 발전시스템 구축, 신재생에너지 보급 11%까지 확대 목표 등이 주요 골자다.

ESS는 전력을 저장해 필요할 때 사용함으로써 전력이용효율을 높이고 고품질의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다. 전기요금이 저렴할 때 전력을 저장한 후 전기요금이 비싼 피크 시간대 사용할 수 있다.

ESS 중 미래형 기술이면서 가장 주목 받는 방식은 리튬이온(LiB) 을 이용한 2차 전지이다. 2차 전지 산업은 한국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ESS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1위로 평가 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4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는 ESS 분야 글로벌 경쟁력 배터리 기업평가보고서에서 LG화학이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네비건트 측은 “LG화학은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와 마케팅 부문에서 북미, 유럽 등에서 시장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자동차 분야의 2차 전지 경쟁력이 ESS 산업까지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 LG화학 대전 소재 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검사하고 있다./LG 제공

LG화학은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01∼2010년 출원된 ESS 관련 특허건수는 총 944건으로 이 중 LG화학이 ESS용 리튬 배터리 출원건수의 41%, ESS용 BMS(배터리관리시스템) 출원건수의 34%를 차지하는 등 전체 출원건수 1위를 기록했다.

LG화학은 최근 자사가 생산하는 2차 전지를 적용해 익산과 오창 공장에 각각 23MW, 7MW 규모의 ESS를 설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구축하는 ESS는 국내 최대 규모인 30MW급으로 상반기 중 설치 완료해 7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화학은 “ESS 구축을 통해 연간 13억원의 전기료 절감은 물론 대규모 ESS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검증해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LG전자, GS칼텍스, 한국전력, 포스코 등과 현재 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 그리드 실증사업의 3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정 및 산업단지에서 낮 동안 태양광 발전설비를 이용해 만들어진 전기 및 심야의 값싼 전기를 저장했다가 활용하는 시스템 ▲전기차 충전 등의 교통 인프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시스템 등에 활용되는 ESS 배터리 설비를 구축하고 실증을 통한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사인 SCE에 가정용ESS 배터리를 납품한 데 이어 ▲2011년 11월 세계 최대 전력엔지니어링 회사인 ABB와 메가와트(MW)급 ESS 배터리 공급계약 체결 ▲2013년 5월 SCE의 북미 최대 ESS 실증사업인 테하차피 풍력단지의 신재생 에너지 전력안정화용 ESS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 ▲2013년 6월 독일  IBC솔라와 태양광발전용 ESS 사업협력 MOU 체결 ▲2013년 7월 세계 최대 태양광 인버터 회사인 독일 SMA사의 차세대 가정용 태양광 ESS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 등 전력 분야 글로벌 최강자들과 미래 ESS시장을 리드할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며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ICT기반 에너지 수요관리 신시장이 열리면 ESS, EMS,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대규모 신규투자와 함께 2017년까지 3조5,000억원 이상의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없던 ESS 서비스 사업자, EMS 공급업자, 에너지 빅데이터 서비스업 등 새로운 서비스와 산업이 활성화 되고, 2017년까지 PCS를 포함한 ESS 분야에서 9,000억원, EMS 분야에서 7,000억원의 새로운 시장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ESS 산업에서 3,600개, EMS 분야에서 6,600개 등 1만여 개의 고용창출 효과도 전망된다.

LG화학은 “ESS의 보급 확대는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의 대표주자인 전기차의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전기차 가격의 1/4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 또한 일정 부분 낮출 수 있어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ESS 보급이 활성화 되면 수요관리 중심의 새로운 에너지 정책의 조속한 정착과 에너지 및 ICT 산업 기술 확대를 이끌어 갈 국가적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정부는 좀 더 적극적으로 ESS 보급 확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권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