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나는 혼술이 좋다. 하루 종일 떠드는 게 직업이 나로썬, 굳이 떠들지 않아도 되는 이 시간 이 고독이 너무나 좋다."
지난 25일 종영한 tvN 드라마 '혼술남녀'는 노량진 학원가를 주 무대로 각자의 사연과 함께 '혼자 마시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뤄 화제가 됐다.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작품 안에 재치 있게 녹여낸 이 작품에 시청자들은 5% 전후의 높은 시청률로 화답했다. 뜨거운 반응에 시즌2 제작요청까지 빗발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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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드라마 혼술남녀 포스터 |
'싱글족'이 급증함에 따라 은행들도 이들을 겨냥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달라진 소비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관점의 재테크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앞으로도 가속화될 전망이라 싱글족의 소비 특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싱글족'이 금융회사들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일단 양적인 측면에서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추세다.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1인 가구는 약 520만 수준이다. 전체의 27.2%를 차지해 결코 낮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0년 조사 당시 1인 가구가 414만이었음을 감안하면 상승세 또한 매우 가파르다. 같은 기간 2인 가구는 약 79만 가구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단적으로 말해 '결혼보다는 싱글'이 최근 가구 구성의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는 '혼술‧혼밥'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신용카드 이용내역을 보면 이와 같은 소비 패턴이 더 잘 드러난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평균 신용카드 이용금액에서 '편의점 업종'에 소비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나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홈쇼핑‧인터넷판매 업종은 또한 작년보다 20.8% 성장했다.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는 '싱글족'들의 생활 패턴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다.
금융권도 자연스럽게 이들을 겨냥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 국민은행은 'KB 펫 신탁' 상품을 출시해 화제가 됐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겨냥한 신탁상품을 내놓은 것. 고객이 은행에 자금을 맡기고 본인 사후에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 '부양자'를 미리 지정하면, 은행은 고객 사망 후 반려동물의 보호‧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반려동물 부양자에게 일시에 지급하는 구조다.
우리은행은 싱글족의 소비성향을 예측해 할인혜택을 부여한 '올포미(All for me) 적금‧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올포미 적금의 경우 가입기간 3년 범위에서 정기적립‧자유적립이 가능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계약기간의 절반 이상이 경과한 싱글족 고객이 결혼을 하거나 차량‧주택구입 등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해지는 경우 납입유예‧특별중도해지 서비스도 제공해 준다. 덧붙여올포미카드는 싱글들이 주로 사용하는 7대 업종(편의점‧홈쇼핑‧온라인쇼핑‧할인점‧병의원‧이동통신‧대중교통)에 대해 매월 고객이 이용금액이 큰 순서대로 청구할인을 적용해 준다.
KEB하나은행은 하나-외환 통합 이전부터 '셀프기프팅(Self-Gifting) 적금'을 판매 중이다. 본인 자신에게 '선물'을 한다는 개념을 표방하며 싱글족들을 겨냥한 상품이다. 온라인에서 자신을 위한 '선물'을 미리 정하고 그 선물의 퍼즐을 맞춰나가며 적금액을 적립하는 상품이다.
KEB하나은행 측 관계자는 셀프기프팅 적금에 대해 "꾸준한 반응을 보여주는 상품"이라면서 "자신만의 행복과 재미를 추구하는 싱글족들의 심리와 우대금리 등 '실속'을 동시에 충족해주는 상품"이라고 자평했다.
나성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싱글족들이 '큰손'으로 부상한 최근의 금융 트렌드에 대해 "앞으로 더욱 강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달라진 고객들의 수요에 부합하기 위해 은행들이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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