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세종시 이주의 대가로 저가로 공급받은 아파트 분양권을 내다 판 공무원이 208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55명은 전매 금지 기간을 어기고 수천만원의 웃돈을 받고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지방검찰청은 26일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 불법 전매 등 부동산 투기 사범을 집중 수사해 모두 200명을 입건, 이 중 떴다방 업자 A씨(60·女) 등 13명은 구속 기소했고 187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대전지검 등에 따르면 2012년부터 4년간 세종시에 분양한 신규 아파트 6만여가구 가운데 2만여가구에 대한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다.

거래된 2만가구 중 공무원 특별공급 분양권 거래 2085명이 포함됐다. 55명은 전매 금지 기간에 분양권을 판 불법거래를 했다. 55명 중 40명이 특별분양권, 15명이 일반분양권을 판매했다.

특별분양권 판매자 40명 중 아직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31명을 검찰은 기소했다. 중앙부처 및 산하기관 소속 전현직 공무원이 22명(5급 이상 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공공기관 직원 6명, 지방직 2명, 군인 1명이 기소됐다.

군 근무자가 2급으로 직급이 가장 높고, 5급 공무원이 5명, 6급 7명, 7급 6명, 8급 3명, 9급 2명 등으로 파악됐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전매가 이뤄진 것이다.

특별분양권은 조기 정착과 주거 안정을 위해 세종시 이주기관 소속 공무원, 공공기관 종사자 등에게 청약통장 가입·세종시 거주(2년) 등 요건 없이 청약 자격을 부여해 주택을 공급한 것으로, 취득세도 면제된다.

일반분양권 불법 전매자도 공무원과 공공기관 소속 직원 등 15명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과 배우자, 장인 명의로 4건을 분양받아 4건 모두 분양 직후 불법 전매해 3100만원의 웃돈을 챙긴 사례, 동일인이 7건이나 분양받고 모두 전매한 사례 등도 적발됐다.

검찰 관계자는 "국세청과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에 수사결과를 통보해 세금 추징 등 불법 수익을 철저히 환수하고, 공인중개사 자격박탈 등 관련 조처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세종시와 공조해 아파트 분양권 불법 전매 여부를 계속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