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영업본부를 강북에서 수입차 회사가 몰려 있는 강남으로 옮긴다. 수입차에 국내 시장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8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영업본부는 내달 중 서울 중구 계동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강남구 대치동 'SK네트웍스' 신사옥으로 이전한다. SK네트웍스 신사옥 인근에는 아우디코리아, 폭스바겐코리아, 혼다코리아, 한국닛산 등 수입차 회사의 본사가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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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사옥/뉴시스 |
현대차 관계자는 영업본부 이전과 관련, "수입차에 대응해 내수시장을 수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본부를 강남으로 이전하고, 공격적인 마케팅과 판매 전략을 펼쳐 수입차에 고객을 뺏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수입차에 위협 당하고 있다. 2011년 74.5%였던 점유율은 2012년 74.6%, 지난해 71.4%를 기록했다. 반면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은 2011년 8%에 불과했지만, 2012년 10%, 지난해 12.2%를 기록했다. BMW그룹코리아 김효준 사장은 지난 13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수입차의 점유율이 20%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달 14일부터 6월 5일까지 24차례에 걸쳐 신형 제네시스와 수입차를 비교 시승해보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신형 제네시스의 품질 경쟁력이 수입차보다 앞선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려 '안방'을 지키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또, 지리적인 조건도 좋아진다. 양재동 현대차 본사는 물론 형제 계열사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 압구정동 사옥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노리기 위해서도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계동 사옥과 양재동 본사의 거리는 약 15㎞ 정도다. 평소 차로 50분 가까이 걸리는 거리지만 대치동 신사옥과 양재동 본사의 거리는 6㎞ 안팎으로 압구정동 기아차 사옥과도 가깝고 오랜 공사 끝에 올 상반기 문을 열 도산대로 플래그십 스토어와도 멀지 않다.
이동 시간을 줄이면 줄일수록 경영의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고, 시장의 요구 사항과 트렌드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도 키우게 된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