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사우나 배수구에 발이 빨려 들어가 부상당한 이용객에게 78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이흥권 부장판사)는 A(39)씨가 사우나 운영회사 B사와 시설관리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A씨와 가족에게 총 785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4월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 사우나의 욕탕에 들어가던 중 열려있던 배수구 구멍으로 오른발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오른쪽 발등 일부 신경이 파열돼 7일 동안 입원했다.

사우나는 당시 탕 주변에 '배수구 구멍이 열려있다'는 경고 문구를 표시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B사와 시설관리자는 욕탕 배수구를 열어놓은 경우 혹시라도 이용자가 배수구 때문에 다치지 않도록 출입을 통제하거나 경고표시를 설치하는 등 조치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B사는 A씨가 탕 바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도 있다며 배상 책임을 줄여달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고가 벌어진 탕은 물거품이 나오는 곳으로 직접 들어가 보기 전까지 바닥 상황을 알기 어렵고, 이용자에게 배수구가 열려있는 상황까지 가정해 주의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A씨의 피해 금액은 입원한 7일 동안의 일실수입(다치지 않았을 경우 매일 벌어들일 수 있었던 추정 수익)과 치료비 등 총 878만원으로 산정됐다. 여기에 A씨 200만원, 부모와 배우자에게 각 50만원씩 총 350만원의 위자료를 더해 배상액은 1228만원으로 정해졌다.

다만 재판부는 이 가운데 A씨가 이미 보험금으로 받은 442만여원을 제외한 785만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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