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수천억대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개설·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위반·도박개장 등)로 박모(30)씨와 김모(28)씨 등 7명을 구속하고, 공범 A(2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일당은 201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2320억원을 도박 자금으로 입금받아 320억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외 축구와 야구, 농구 등 스포츠 경기에 돈을 걸게 하는 수법으로 영업해온 이들은 사이트 초기 화면을 유명 가구 브랜드 업체인 것처럼 위장하고 추천제로만 신규 회원을 받아 왔다.
사이트 사장인 박씨는 인터넷 게임으로 알게 된 경북 소재 대학 휴학생 김씨에게 같이 범행할 사람을 모집할 것을 지시했고, 김씨는 자신의 대학 동기와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 등을 끌어들였다.
이전에도 도박 관련 전과가 있는 박씨는 김씨와 그의 친구들을 필리핀으로 출국시켜 사이트 도박자금 충전과 환전 업무를 담당하게 하고 수익금을 나눠줬다.
사장 박씨는 수익금으로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에 월세 400만원을 내면서 살고, 2억원을 호가하는 수입 승용차를 몰아온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대학생 김씨 등은 부모에게는 해외 IT업체에 취업했다고 속이고 범행에 가담했으며 회사에 제출할 입사지원서와 이력서 등을 작성하거나 박씨에게서 받은 돈을 부모에게 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사이트에서 도박하다가 4000만원을 잃은 피해자가 당국에 파밍 신고를 하겠다며 역으로 박씨 일당을 협박해 1억3000여만원을 뜯은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박씨 일당에게 범행을 지시한 상선과 동업자 등이 베트남으로 도주한 것을 파악하고 그들의 뒤를 계속 쫓고 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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