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해외에 거점을 둔 5000억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호화생활을 누려온 중학교 동창생들이 재산 일부를 몰수 당하게 물게 됐다. 한명은 합법적인 프랜차이즈 업체 이사로까지 활동했다.

청주지법 형사1단독 김갑석 부장판사는 5일 불범 도박 사이트를 개설·운영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남모(34)씨와 김모(34)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각 6억여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일당 이모(34)씨에게는 징역 1년 2개월에 5000만원의 추징을 선고했다.

또 이들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후배 정모(29)씨와 최모(29)씨에 대해서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00만원 가량의 추징을 선고했다. 이들 2명에게는 보호관찰 및 1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려졌다.

청주 출신 남씨는 2014년 8월 중학교 동창인 김씨와 짜고 홍콩에 콜센터와 서버를 둔 불법 인터넷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개설했다. 또 다른 동창 이씨는 개인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홍보와 회원 모집을 맡았다.

이 불법 도박 사이트 회원은 약 2년 동안 2만여명까지 불어났다. 이들은 회원에게 국내외 스포츠 경기 결과를 예측해 베팅하도록 했고, 판돈은 5000억원대에 달했다.

수수료로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린 이들은 고급 아파트에 살며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했다.

특히 남씨는 범죄로 벌어들인 수익금 가운데 20억원을 한 카레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에 투자해 지분 75%를 인수했다. 합법적이고 고정적인 수입원을 만들려는 속셈이었다.

남씨는 이 업체의 사내이사로 등재한 뒤 자신이 직접 매장 1곳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 업체는 남씨 등의 투자를 받아 식재료 공장을 세우고 서울·경기지역에 23개 직영 매장을 운영하는 한편 TV 프로그램에도 소개됐다.

판결을 맡은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이 계획적·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그 규모와 상당한 이익을 얻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불법 도박 사이트의 개설·운영은 사행성을 조장하고 건전한 근로의식을 저해하는 등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큰 범죄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