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고(故) 백남기 씨 영결식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엄수됐다.
 
백 씨는 지난해 11월 '민중 총궐기 집회'에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 뒤, 317일 만인 올해 9월 25일 숨졌다. 이번 영결식은 백 씨가 숨진 지 45일 만에 열렸다.

오전 8시 백씨가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천주교 수도자들과 유족 등 일부만 참석한 발인식으로 장례가 시작됐다. 이어 백씨의 시신은 운구차로 옮겨져 장례미사가 열리는 명동성당으로 출발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한 미사에는 유족과 시민단체 관계자, 정치권 인사 등 8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채웠다.

미사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같은 당 이종걸·표창원 의원, 심상정 정의당 대표, 농민 출신인 강기갑 전 의원 등 야권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이어 백씨 시신은 고인이 쓰러진 장소인 종로구청 사거리로 향했다. '살인정권 물러나라' 등 문구가 적힌 만장 80여개와 추모객들이 뒤따랐다. 경찰은 진행방향 구간을 일부 통제해 운구행렬을 도왔다.

종로구청 사거리에서 치러진 노제는 상임장례위원장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와 세월호 참사 유족인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발언, 소리꾼 정유숙씨와 춤꾼 이삼헌씨의 추모공연으로 진행됐다.

이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유족과 시민들을 비롯해 문재인 전 대표,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야권 대선 주자와 야 3당 대표 등 2만여명(경찰 추산 1만1000여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추도사에서 "헌정질서를 마비시키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무도한 집권세력은 오히려 국가폭력을 비호하며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능욕했다"며 "엄중하고 비상한 시국"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다행히 온 국민의 노력으로 부검영장 집행을 막아내고 이제 고인을 영면의 길로 떠나보내게 됐다"며 "특검으로 백남기 선생의 사인을 밝히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경찰이 백씨에게 쏜 물대포를 가리켜 '살인적 물줄기'라면서 "이것은 명백한 국가적 폭력이다. 이것은 국가의 이름으로, 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된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백씨 시신은 고향 전남 보성으로 옮겨지고, 6일 보성과 광주에서 노제를 거쳐 광주 망월동 5·18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백씨의 죽음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불법폭력 시위에 대한 물타기 하지 말라", "백남기가 진짜 농민이 맞나? 농민들은 백씨를 농민으로 인정 안 한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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