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해경은 중국어선이 불법조업 단속에 폭력으로 저항하면 현장지휘관의 결정으로 공용화기를 사용하는 '선조치 후보고'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는 8일 지난달 11일 발표한 불법조업 단속강화 대책의 후속조치로 기존 '총기사용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한 '무기사용 매뉴얼'로 개편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무기사용 매뉴얼은 체포를 피하려고 흉기 등 위험한 물건으로 공무집행에 저항하면 국제법과 국내법에 따라 각종 진압장비와 개인화기, 공용화기 등 모든 수단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나포하는 것이 골자다.

매뉴얼은 권총과 소총 등 개인화기의 사용은 경찰관 개인이 결정하고 유탄발사기와 중기관총, 함포 등 공용화기는 현장지휘관이 사용을 결정하도록 했다.

또 무기를 먼저 사용하고 사후에 보고하는 '선조치 후보고' 원칙을 적용해 신속하게 집행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 가이드라인은 무기사용 요건으로 '경비세력을 공격한 때'로 규정했으나, 개정 무기사용 매뉴얼은 '경비세력을 공격하려고 할 때'도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비세력이란 해경 인력과 함정, 항공기 등이다.

매뉴얼은 공용화기 사용 요건으로 '법인이 위험한 물건으로 경비세력을 공격하거나 공격하려고 해 경비세력의 위험이 현저할 때'와 '선체를 이용해 함정에 충돌하려고 해 위험이 현저할 때', '급박한 상황으로 공용화기를 사용하지 않고는 경비세력에 대한 공격을 방어 또는 제압할 수 없다고 현장 지휘관이 판단할 때'로 명시했다.

사용 절차는 경고방송과 경고사격, 사격 등이며 사격할 때는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신체와 선체 부위를 사격하도록 했다.

아울러 부상자 발생에 대비해 응급지원을 준비하고 정당한 법집행에 순응하면 인권존중과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합법적 권리를 존중하고 합리적 대우를 보장하기로 했다.

안전처는 해양경비법 개정을 추진해 무기사용 요건 확대와 정당하게 무기를 사용한 경찰관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조항을 명문화할 방침이다.

해경은 단속 경찰관들이 관련 법규와 매뉴얼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과 해상사격훈련, 모의훈련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달 1일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쪽 91㎞ 해역에서 중국어선 나포작전 과정에서 중국어선이 충돌을 시도하자 처음으로 공용화기인 M60 기관총을 사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