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트럼프 쇼크에도 '지분매각 그린라이트' 유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우리은행 본입찰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반 분위기가 본입찰 성공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습이다. 최순실 게이트, 트럼프 쇼크 등으로 시장이 출렁였지만 우리은행 지분 30%를 매각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광구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과점주주 본입찰 마감을 하루 앞두고 있다. 우리은행의 오랜 '숙원사업'인 민영화는 4전 5기 끝에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취임일성으로 "민영화 성공"을 천명했던 이광구 행장의 '꿈'도 현실로 바짝 다가왔다.

   
▲ 우리은행 본입찰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반 분위기가 본입찰 성공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습이다. 최순실 게이트, 트럼프 쇼크 등으로 시장이 출렁였지만 우리은행 지분 30%를 매각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광구 행장(사진)의 연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우리은행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출렁이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올라갔지만 우리은행의 민영화 성공 분위기에는 크게 지장이 없는 모습이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45대 대통령으로 외환‧투자시장에 일대 '패닉'이 야기됐지만, 역시 우리은행 매각에는 큰 지장이 없어 보인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매각 목표 지분이 30%임을 감안하면 최근의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무리 없이 (과점주주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본다"면서 "신한은행 못지않게 성공적인 과점주주 체제로 이행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신한은행은 외국계 자본인 BNP파리바를 비롯한 여러 주주들이 탄탄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사례로 평가 받는다.

우리은행의 민영화 성공은 이미 주식시장에서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큰손으로 불리는 연기금들이 우리은행 주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지난 한달 새 새마을금고, 교직원공제회 등 연기금들이 장내에서 사들인 우리은행 주식은 1029만 8686만주에 달한다(누적 순매수 기준).

저금리 장기화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한몫 했겠지만 우리은행 주식투자 배경에는 안정적인 배당, 민영화 성공 가능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날 우리은행 주가는 전일 대비 2.88% 상승한 1만 2500원으로 마감됐다. 트럼프 쇼크로 떨어졌던 주가가 하루 만에 반등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사태가 외국계 투자자들의 이탈을 불러올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전에도 중동계 자본이 주가 폭락을 이유로 우리은행 매입을 진행했다 철회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물론 금융당국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트럼프 사태가) 우리나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본입찰 흥행 분위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지배구조가 어떻게 구성되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예측대로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이광구 은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영화 변수를 감안해 2+1년 체제의 임기로 취임한 이광구 행장은 오는 12월 30일 취임 2년을 맞는다. 민영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시기인 만큼 내년 3월 주주총회 때까지 임기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총에서 이 행장을 아예 연임시킬 가능성도 낮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 민영화에 적극적이었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경제부총리로 차출되면서도 정은보 부위원장에게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이 '연속성' 있게 처리되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주주들 역시 이광구 행장의 1년 연임을 통해 성공적인 '결자해지'를 바라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11일 지분 30%에 매각에 대한 본입찰을 마감하고, 14일 최종 낙찰자를 발표한다. 이후 28일 매매대금 납부가 종료되고 내달 30일 주주총회를 개최해 민영화 채비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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