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주요 환경 문제로 부상한 미세먼지를 정밀 측정하고 방지하는 첨단 기술 개발에 정부가 3년 동안 423억원을 투자한다.
미세먼지 연구개발(R&D)을 체계적으로 전담하는 범부처 사업단도 발족해 정부 곳곳에서 들쭉날쭉 이뤄졌던 미세먼지 연구가 도약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3일 미래창조과학부·환경부·보건복지부는 전문가 논의와 공청회 등을 거쳐 이런 '과학기술 기반 미세먼지 대응 전략'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 전략은 올해 8월 미세먼지 R&D가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 중 하나로 지정되면서 나온 세부 이행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래부 등은 범부처 단일사업단(이하 사업단)을 꾸리고 인공지능 기반의 미세먼지 예보와 고효율 집진·저감 등을 목표로 하는 R&D에 2017년부터 정부 안 기준으로 3년간 423억원을 투자한다.
사업단은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기반 기술부터 강화한다. 지금껏 국내에서는 화력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1차 측정하는 기술에 주로 투자가 이뤄져, 화학반응을 통해 발생하는 '2차 생성' 미세먼지 문제나 광역 먼지 확산 등을 분석하는 고급 역량이 부족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질소산화물 등이 수증기·암모니아와 만나 미세먼지를 만드는 2차 생성 현상을 규명하고, 특정 지역의 미세먼지가 어떻게 이동해 오염을 확대하는지를 측정하는 등의 R&D를 강화한다.
이런 R&D 성과가 쌓이면 2019년부터는 전국 각지 발전소와 차량 등이 얼마나 먼지를 배출하는지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게 돼 배출원별 저감 목표량을 제시하는 등 더 체계적인 대응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미래부는 설명했다.
빅데이터·인공지능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써 미세먼지 예보를 고도화하는 연구도 한다. 현재 정확도가 62%였던 미세먼지 고농도 예보를 2020년에는 75%까지 올리고, 예보 기간도 현행 2일에서 2023년에는 7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미세먼지 방지에도 공격적 투자가 이뤄진다. 화력발전소·제철소가 쓰는 미세먼지 방지 장치의 효율을 갑절 이상으로 늘리고, 도로·지하철·건설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흩뿌려지는 먼지)를 막는 R&D 사업 등이 시작된다.
대중이 미세먼지 실태를 손쉽게 아는 방안도 마련된다. 정부 곳곳에 흩어져 확인이 번거로운 미세먼지 정보를 한눈에 정리해 보여주는 플랫폼(IT 서비스 공간)을 개발하고, 사물인터넷(IoT) 기반으로 각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미세먼지 정보를 맞춤형으로 노출하는 서비스도 선보인다.
미래부 관계자는 "투자 순위에서 밀리거나 '부처별 칸막이'에 막혀 연구가 부진했던 미세먼지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우자는 것이 전략의 취지"라며 "중국 현장 실증을 강화하는 등 국제 R&D 협력을 늘리고 국민이 R&D의 혜택을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도록 생활밀착형 기술 개발에 힘을 쏟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사업장의 초미세 먼지 배출량을 현행의 절반으로 줄이고, 미세먼지 기술과 관련된 국내 시장을 기존 6조2천억원에서 2023년에는 17조원 수준으로 3배 가깝게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미세먼지 측정·저감 제품과 서비스의 국외 판매를 촉진해 현재 3조3천억원 수준인 관련 수출 실적을 2023년 30조원으로 늘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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