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경기와 충북에서 또다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는 등 AI가 방역당국의 차단작업이 무색할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확진 판정·의심 신고가 늘고 있고 지금껏 살처분된 가금류가 168만마리를 넘는다.

29일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경기도 화성시 양강면의 한 종계 농장에서 닭 2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성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건 올들어 처음이다.

경기도는 이 농장에서 사육 중인 닭 2만3000마리의 살처분을 결정했다. 또 해당 농장 주변에 거점소독소와 이동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반경 10㎞ 이내 가금류 사육농장에 대한 정밀 예찰을 하는 등 방역에 나설 계획이다.

평택시 고덕면 두릉리의 오리농가에서도 AI 감염 사실이 확인돼 이 농장의 오리 4500마리에 대한 살처분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농장의 반경 10㎞ 내에 가금류 사육농가가 59곳(168만마리)이나 돼 예찰을 강화하는 등 경기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찰 지역 내 농가의 닭은 7일간, 오리 등 기타 가금류는 14일간 이동이 금지된다.

충북에선 증평군 보강천에서 지난 24일 포획된 야생 흰뺨검둥오리에서 고병원성인 AI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충북도는 보강천을 중심으로 예찰 지역을 설정하는 등 차단방역을 강화했다.

분변을 비롯해 도내 야생조류 시료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첫 사례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도는 포획 지점 반경 10㎞ 이내 지역을 예찰 지역으로 설정했다.

청주와 음성에서도 AI 감염 의심 신고가 접수돼 간이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양성으로 나타났다.

음성군 감곡면의 육용 오리 사육농가에서는 전날 오후 4500마리 중 40마리가 폐사했고, 1만마리의 종오리를 사육하는 원남면 농가에선 산란율이 45% 급감했다.

청주 오송의 육용 오리 사육농가는 1만2000마리 중 40마리가 폐사했다고 신고했다.

충북도와 청주시, 음성군은 해당 농가를 중심으로 통제초소를 설치한 뒤 사육 오리를 모두 살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전날(28일) AI 감염이 확인된 국내 최대 오리 사육지 전남 나주는 본격적인 살처분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28일 나주시 공산면의 한 씨오리 농장은 산란율이 떨어졌다고 신고했고, 검사 결과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확진 판정이 나오진 않았지만 전남도는 이 농장에서 키우는 오리 2만5000마리를 살처분하고, 새끼 오리 분양 등 역학 관계를 조사 중이다.

이 농장 주변 500m 이내엔 살처분 대상 농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3㎞ 내로는 7개 농가 79만마리(닭 78만마리, 오리 1만마리), 3~10㎞ 내로는 75개 농가 284만마리(닭 227만마리, 오리 57만마리)나 있어 방역에 심혈을 기울여야할 상황이다.

나주 AI 감염 농가는 기존 발생 지역과 역학 관련성이 없는 점으로 미뤄 방역당국은 철새에 의한 감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처럼 AI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살처분 마릿수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농가에서 H5N6형 고병원성 AI로 확진 판정이 나온 지역은 전남 해남(산란계)·무안(오리), 충북 음성·청주·진천(오리), 충남 아산(산란계)·천안(오리), 경기 양주·포천(산란계), 전북 김제(오리), 세종시(산란계) 등 5개도, 11개 시·군이다. 농가 수로 따지면 41개다. 

AI 의심 신고가 접수돼 고병원성 여부 검사가 진행 중인 지역도 9곳에 달해 확진 지역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확진 또는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된 가금류 수는 168만2000여마리에 달한다.

전국 가금류에 대한 '일시 이동중지명령'(Standstill)과 일제 소독 조치 등에도 AI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국 오리 도축장에선 관계자와 방역사가 합동으로 24시간 근무 체제에 돌입하는 한편 내달 9일까지 가금류 농장 내 분뇨의 외부 반출이 금지된다. 오리·사료·식용란 운반차량과 닭 인공수정사의 농가 방문 횟수도 16일까지 1일 1개 농장으로 크게 제한된다.

AI 확산 주범으로 꼽히는 야생조류 차단방역 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사람과의 접촉 가능성을 차단하거나 철새 왕래지 소독을 수시로 벌이는 방식이다.

경기 안산시는 AI 위기경보 '경계' 단계가 해제될 때까지 시화호 갈대습지공원을 임시 휴장한다. 시화호 주변에는 매년 150종 18만여 마리의 철새가 날아드며, 이를 보기 위해 연간 25만여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충남 서산시는 철새 도래지 주요 진입로를 통제하고, 간월호 주변에서는 공동방제단과 가축위생연구소·공군 20전투비행단 차량 6대가 매일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간월도 부근 천수만 간척지에선 방제작업에 세스나 A-188 기종 비행기 1대, 무인헬기 2대, 광역살포기 1대, 소독 차량 4대가 동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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