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국은행이 '동전 없는 사회'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거스름돈을 교통카드 금액 등으로 충전하는 방안 등을 구체화 했다. 동전 거래를 줄임으로써 전자금융으로의 변화와 핀테크 시대로의 이행을 원활하게 한다는 복안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동전 없는 사회'에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이와 같은 한은의 판단은 국민 여론의 흐름에서부터 기인한다. 올 한 해 '동전 없는 사회 도입가능성 연구'를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하고 관련 실무그룹을 구성해 대국민 설문조사를 벌여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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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동전 없는 사회'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거스름돈을 교통카드 금액 등으로 충전하는 방안 등을 구체화 했다. /연합뉴스 |
그 결과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절반가량인 50.8%가 동전 소지에 따른 불편으로 거스름돈을 재사용 하는 데 소극적이며 '동전 없는 사회' 사업 추진에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흐름을 바탕으로 한은은 동전사용과 휴대에 따른 국민의 불편을 완화시키고 유통이나 관리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감축시키겠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물론 동전 없는 사회로 간다고 해서 실제로 동전이 내년부터 없어지는 건 아니다. 한은 한 관계자는 "전자금융 인프라를 적극 이용해 동전의 유통을 줄이고, 특히 '잔돈'을 적립해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작업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은은 동전 거래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인 편의점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편의점 거래의 특성상 소액‧단품거래가 많은 한편 선불카드 충전 인프라는 이미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전국 편의점들을 대상으로, 편의점에서 고객이 물품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경우 잔돈을 선불카드에 충전하는 서비스를 도입해 나갈 예정이다. 이미 선불카드 충전 단말기가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없고 종업원이나 고객에게도 익숙한 방식이다.
한은은 내년 상반기 중 시스템 변경작업을 마치고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시범사업 운영상황을 종합평가해 사업의 본격 추진여부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적어도 2020년까지는 동전 없는 사회의 도입 방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이미 스웨덴‧네덜란드‧덴마크 등에서는 동전 없는 사회의 청사진이 보다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금융거래의 투명성, 금융기관의 비용 절감,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부수 효과로 인해 평가가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측도 이와 같은 효과를 감안하고 '동전 없는 사회' 청사진을 구성했다. 그러나 진짜 목적은 동전을 없애는 그 자체라기보다는 '전자금융'으로 가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 측 한 관계자는 "(전자금융으로의 이행은) 잔돈 지급을 위해 판매자가 사전에 확보해야하는 동전규모를 줄인다"면서 "동전유통 축소에 따라 금융기관들의 관리 비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 한 관계자 역시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한다면 결국 전자금융과 핀테크 인프라가 한 층 더 고차원적으로 구성돼 있을 것"이라면서 "당국의 장기적인 계획 역시 거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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