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확보' 경쟁에서 '편의성 제고' 경쟁으로 전환 추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시중 주요은행들이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송금한도를 늘리고 혜택을 늘리는 등 고객들을 끌어당기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이다. 고객 관점에서 펀의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감행되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야심차게 내놓은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그동안의 경쟁이 눈에 보이는 '가입자 수'를 위주로 펼쳐졌다면, 이제는 이미 확보한 고객들을 지키기 위한 서비스 편의성 제고를 둘러싼 경쟁이 한창이다.

   
▲ 시중 주요은행들이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사진=씨티은행 모바일뱅킹 서비스 안내화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최근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간편송금' 한도를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확대했다. 간편송금이란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이체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칭한다. 경조사 등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는 기능이지만 이체한도가 너무 적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던 터였다.

특히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은 지난 8월 간편송금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부터 한도를 5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재빠르게 송금한도를 늘리며 고객 유혹에 나섰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보안과 관련된 은행들의 인식 차이 때문에 송금한도액에 차이가 있었던 것"이라면서 "고객 입장에서는 작지만 큰 차이이기 때문에 경쟁하는 은행들 입장에선 '대세'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모바일뱅킹 이용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은행들의 영업 포커스도 모바일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최근 KT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모바일뱅킹 이용 현주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뱅킹 이용자 수는 전체 금융서비스 이용자의 22.8%인 1100만명에 달한다.

모바일뱅킹 이용건수는 2010년 약 373만건에서 작년 약 4240만건으로 5년 만에 무려 11.3배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들어 오프라인 지점에서만 가능하던 은행상품 가입 등의 서비스도 점차 모바일 채널로 가능해지면서 소비자 측면에서는 직접 은행에 내방할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자연히 모바일뱅킹의 이용도가 올라갈 것임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모바일뱅킹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보안성 부분도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핀테크 기술이 여러 차원으로 심화되면서 보안이나 금융사기에 대한 위험성도 낮아지고 있다"며 "모바일뱅킹 서비스 운용에 대한 은행들의 자신감이 제고되면서 점점 소비자 편의성이 제고되는 방향으로 서비스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 보안사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당국도 은행들의 이와 같은 변화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이 폐지되면서 다양하고 편리한 금융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현재 통용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까지 기술개발이 돼있는 만큼 당분간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효용은 계속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