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이어 KEB하나 내년 6월 도입…국민도 "검토중"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신한은행에 이어 KEB하나은행이 내년 6월부터 '스마트오피스' 제도 시행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 스마트근무제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도 스마트근무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내년 6월경부터 '스마트오피스'를 추진한다. 우선 본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이번 제도는 지정석을 없애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자유롭게 출근 순서대로 원하는 자리에 앉아 업무를 처리는 식이다.

   
▲ '스마트오피스' 제도를 시행하는 은행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신한은행에 이어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스마트근무제를 검토 중이다. /미디어펜


KEB하나은행은 이미 지난 11월 말부터 '스마트오피스 추진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새로운 제도에 대한 대비를 시작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고민 끝에 상품기획, 디자인, 고객만족 등의 부서부터 스마트오피스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의 스마트근무제 시행 시기가 내년 6월로 결정된 이유는 현재 재건축 중인 서울 을지로 본점 사옥이 완공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입주와 동시에 스마트오피스를 적용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상징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근무제 하에서 직원들은 지정석이 아닌 자유석에 앉아서 일을 하게 된다. 개인 PC는 사라지고 자유석 공용 PC로 업무로 처리할 수 있다. 각종 자료는 공유 '클라우드'에 올려놓고 필요할 때마다 다운로드를 받는 식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면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도 업무가 가능하며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재택근무도 할 수 있다. 단, 여신심사 등 개인 PC자료 의존도가 높은 부서는 당장 시행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의 을지로 새 사옥의 경우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시스템'을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텔리전트 빌딩시스템이란 자동제어, 근거리통신망, 사무자동화 등 최첨단 전자시설이 총집결돼 빌딩 전체가 하나의 컴퓨터처럼 기능하는 체계를 말한다. 이 가운데 스마트오피스까지 도입되면 인텔리전트 빌딩시스템의 효율성은 더욱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전 직원들이 동참하는 형태의 완벽한 시행은 아니라 할지라도 KEB하나은행의 '실험'이 은행권에 던지는 메시지는 강력하다. 지난 여름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자율출퇴근제를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근무제를 도입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국민은행이 유연근무제 도입을 검토하고 KEB하나은행 역시 동참하는 등 '스마트워킹'이 유행으로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국민은행은 빠르면 내년 중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업점을 중심으로 출퇴근 시간을 1~2시간 늦추는 방식에 대해 직원들의 의견을 파악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서비스가 점차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은행산업도 점점 IT화(化) 돼가는 것 같다"며 "스마트근무제에 대한 은행원들의 기대감이나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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