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자리를 놓고 야권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12일 의원총회에서 유일호 현직 부총리와 임종룡 신임 내정자 중 누구를 선택할지를 놓고 격론을 벌였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하고 지도부에 판단을 위임하기로 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직은 대한민국 경제의 '사령탑'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자리지만 최근 정국이 혼란상에 빠지면서 애매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유 부총리와 임 위원장의 '어색한 동거' 상태가 길어지고 있는 것.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경제사령탑 문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 '백지위임' 의사를 나타낸 이후 공이 민주당으로  넘어간 모습이지만 민주당 역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 내정자의 임명제청자인 김병준 전 국무총리 내정자가 사퇴했기 때문에 절차적 근거가 사라졌고, 임 위원장이 금융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임종룡 불가론'을 펼치고 있다.

같은 당 홍익표 의원도 임 내정자가 실물경제 위기를 푸는 데 부적격자인데다 '기재부 순혈주의'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출신인 김정우 의원 또한 임 내정자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임종룡 내정자에 우호적인 시선도 민주당 내에 존재한다. 송영길 의원은 "임 내정자가 돌파력과 책임감이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며 최운열 의원 또한 임 내정자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임 내정자를 지지한다기보다는 유 부총리를 비토하는 의견도 있다. 김현미 의원은 유 부총리의 경제부처 장악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경제사령탑'을 시급하게 세워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강조하고 있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민생과 경제 위기의 중차대한 시기에 경제 컨트롤타워가 실종 상태"라며 "우리 당은 탄핵안 처리 전부터 민생경제 컨트롤타워를 하루빨리 세울 것을 민주당에 수차례 촉구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은 (대통령) 탄핵 전 임 내정자에 대한 임명 절차를 진행할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야당에서 반대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임종룡 위원장을 선호하는 뉘앙스로 발언하기도 했다.